유가 14년 내 최고…미국·유럽 등 러 원유금지 검토
'인플레이션+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증권가 "코스피 2600선 분할매수…운송·조선·가전株 추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14년 만에 유가가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주식시장의 강한 하락세가 나타났다. 유례 없는 원자재 가격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한 영향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원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으며 시장도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쟁 장기화 우려에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수혜 업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1.09% 하락한 2622.40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1.29% 하락한 870.14에 마감했다. 지난 6일 2700포인트, 900포인트를 유지했던 양 시장이 이틀 사이 내려앉았다.

국제 유가가 14년 내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 동맹의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보도 이후 브렌트유는 7일 장중 한때 18% 폭등하며 139.13달러에 거래됐으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30.50달러까지 뛰어올라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를 나타냈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125.19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배럴 이상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례 없는 원자재 가격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요소 중 경기 침체 가능성은 과거 석유 파동 대비 낮으나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연방준비제도의 급진적 긴축 스탠스는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유가가 고공행진하며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반면 국내총생산(GDP)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악화시켰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키우는 상황에서 이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이 본격화하면 소비 및 투자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원유 가격 급등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의 지지선은 2600선으로 봤고 추가 하락시 분할 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민간에서 러시아 원유 매입을 꺼리면서, 러시아 원유 트레이딩의 70%가 멈췄고 이 수요가 다른 유종으로 쏠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원유 제재가 곧 나올수 있다는 우려에, 오히려 재고확보를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는 한동안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하단은 2600포인트를 제시한다. 하락시 분할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며 "과거 1차와 2차 석유파동 당시 주가 회복 패턴이 이중 바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은 상상 가능한 각종 리스크를 반영 중이다. '러시아-나토 전면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등 극단적 상상은 과도하다"며 "공급망 차질 개선 시그널, 노동공급 확대 등 펀더멘털 변화를 감안할 때, 코스피 지수 2600포인트대에서 분할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 하단으로 2600포인트를 제시했으며 하락시 분할 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과거 1차와 2차 석유파동 당시 주가 회복 패턴이 이중 바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나올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상상 가능한 각종 리스크를 반영 중이다. '러시아-나토 전면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등 극단적 상상은 과도하다"며 "공급망 차질 개선 시그널, 노동공급 확대 등 펀더멘털 변화를 감안할 때, 코스피 지수 2600포인트대에서 분할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현재 상황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안업종에 주목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변동성을 피해 안전자산에 눈을 돌리거나,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상품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는 원자재 종목도 일정 수혜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WTI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때 국내 반도체나 자동차는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반도체는 90~100달러, 자동차는 70~80달러 수준에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며 "운송이나 조선, 가전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국제 유가 환경에서도 영업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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