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볼트 EV "작지만 찌릿한 3천만 원대 전기차"
배터리 리콜 문제 극복하고 국내 시장 상륙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6.7kg·m
[핀포인트뉴스 심민현 기자]
'작지만, 알차다'
배터리 리콜 문제로 국내 출시가 미뤄져 왔던 한국GM 쉐보레 볼트EV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볼트EV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전계약을 통해 이미 수천명의 고객으로부터 선택을 받으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실제로 만나본 볼트EV는 사전계약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정도의 작지만 알찬 전기차였다.
기자는 지난 25일 볼트EV를 타고 서울 서초구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인천 부평구까지 왕복 74km를 달렸다.
한국GM은 볼트EV가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모두 바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GM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전면부는 미래지향적 느낌 그 자체였다. 기존 볼트EV가 일자 형태의 헤드램프로 다소 평범한 인상을 줬다면 신형 볼트EV는 전면부에 숫자 '7'형태의 LED 주간 주행등과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장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후면부는 램프 디자인이 날렵해졌으며 리어램프는 유광의 검은색 베젤로 감싸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실내도 확 바뀌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0.2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E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다. 주차와 중립은 누르고 후진과 주행은 당기도록 설계된 버튼식 기어 시프트도 조작하기에 편리했다.
실내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했다. 몸집이 작아 보여도 문을 열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못지 않은 공간이 등장한다. 2열 공간도 넓은 편이어서 키 183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헤드룸, 레그룸 모두 여유가 있었다. 볼트 EV의 기본 적재 공간은 405L(리터)로,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1229L까지 늘어난다.
주행 성능도 준수한 편이었다. 볼트 EV는 150킬로와트(kW)급 모터를 탑재해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6.7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배터리 시스템은 LG에너지솔루션의 66kWh 대용량 배터리 패키지를 탑재해 414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2시간 가량 시승하는 내내 전기차의 장점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조용하면서도 잘 나갔다. 특히 차체 하부에 수평으로 배치된 배터리 패키지로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해 운전하는 동안 높은 주행 안전성을 경험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세게 밟자 볼트EV는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어서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소형차 특유의 고속 주행 불안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브레이크는 다소 둔한 편이라 원하는 제동력이 발휘되려면 일반 차량보다 더 깊게 밟아야 한다.
기본으로 설정된 회생제동 단계는 그리 센 편은 아니다. 전기차 특유의 감소되는 이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원페달 드라이빙 시스템은 인상적이었다. 원페달 드라이빙 시스템은 가속 페달만으로 감속의 조절 및 완전 정차까지 조작 가능한 기능이다. 확실히 브레이크 밟는 빈도수가 줄어 편리함이 극대화됐다.
안전사양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에어백이 기존 6개에서 10개로 늘어난 동급 최다의 에어백을 자랑하며, 차체에는 기가스틸이 포함된 초고장력·고장력 강판이 81.5%가 적용돼 견고한 차체 구조를 실현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포함해 차선이탈 방지 경고 및 보조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사고를 예방하는 다양한 첨단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사양도 탑재됐다.
합리적인 가격, 혁신적인 디자인, 준수한 성능 등 부족한 점이 없는 볼트EV는 분명 매력적인 전기차였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를 앞둔 볼트EV가 소형 전기차 구매를 고려 중인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편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볼트EV의 가격은 4130만 원(프리미어)이다.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 후반대에서 3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심민현 기자 potato418@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