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폴스타 2, 韓 전기차 시장 첫 발 "프리미엄 승부수"

듀얼모터 334km, 싱글모터 417km '퍼포먼스', '디자인' 강조 정숙성, 안정감 훌륭 내연기관 연계성 신경써 이질감 없는 주행 가능 기본 가격은 '보조금 100%' 5490만 원, 옵션 가격은 350~550만 원

2022-01-24     김종형
폴스타 2. 사진=폴스타 코리아

[핀포인트뉴스 김종형 기자] 폴스타 2는 볼보차에서 독립한 브랜드 폴스타의 국내 첫 신차다. 폴스타는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국내에 상륙하면서 매년 1종 이상의 신차와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해 국내 전기자동차(EV) 시장을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는 지난 20일 폴스타 측 초청을 받아 서울 서초구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경기 하남 미사동까지 왕복 50km 구간을 운행해봤다.

폴스타 2는 2억 원이 넘는 '한정판 프리미엄' 모델이던 폴스타 1보다 대중을 겨냥한 모델이다.

프리미엄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운행하는 고객까지 전동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만큼 폴스타 2에는 내연기관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설계가 눈에 띄었다.

폴스타 2. 사진=김종형 기자

폴스타 2는 5도어 패스트백 스타일로 길이(전장)는 4605mm, 너비(전폭)는 1860mm, 높이(전고)는 1480mm다.

대중적인 차량의 규격으로 국산차와는 기아 스포티지와 비슷하지만 키가 조금 더 작다.

디자이너 출신의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폴스타 2를 설명하며 '절제와 단순함을 통한 순수한 아름다움',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차량도 미니멀리즘이 돋보였다. 무광 엠블럼과 크롬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소재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폴스타 로고는 미니멀리즘과 함께 전기차의 표준을 세우겠다는 '가이딩 스타', 정육면체(큐브) 등 여러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폴스타 2 후면 모습. 사진=김종형 기자

최근 타 브랜드 전기차들은 "나 전기차요" 하는 듯한 유선형 디자인을 강조하지만 폴스타2는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 중간의 어딘가에서 미학적 위치를 잘 잡았다.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를 적용해 압축된 공기역학 성능까지 갖췄다.

이날 시승한 모델에는 모두 플러스 패키지가 적용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광활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인상적이다. 폴스타 측은 '볼보차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하지만 친환경 소재의 간결한 배치가 볼보차와 유사해 익숙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폴스타 2는 스노우(흰색), 마그네슘(은색), 썬더(쥐색), 문(금색), 미드나잇(곤색), 보이드(흑색) 등 6종 색상을 갖췄고 총 5종의 내장 및 인테리어 조합이 가능하다.

나파가죽이 적용된 폴스타 2 실내 모습. 사진=김종형 기자

트림과 옵션에 따라 시트에 나파가죽을 선택할지, 가죽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친환경 소재 위브테크를 선택할지 고를 수 있다.

적재함 용량은 기본 405리터에 2열 시트를 접으면 1095리터까지 늘릴 수 있고, 1열과 2열 모두 넓지는 않지만 여유있는 레그룸(머리공간)·헤드룸(다리공간)을 갖췄다.

차량 '두뇌'는 볼보차가 지난해 말 XC60에 처음 탑재해 내놓은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AI(인공지능) '누구'는 혀가 꼬이거나 음이탈이 나도, 사투리를 써도 알아들어 "현존 AI 중 한국어를 가장 잘 알아듣는 애"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30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는 이 기능으로 음성제어를 통해 차량의 전반적인 기능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특히 '목적지 도착 시 예상 배터리 잔량', '현재 배터리로 주행 가능한 범위 조회' 등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11.15인치의 센터 디스플레이에 출력되는 정보는 유저인터페이스(UI)가 조금 아쉬웠지만 정보들이 시원시원하게 보였다.

충전 중인 폴스타 2. 사진=김종형 기자

폴스타 2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78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롱레인지 듀얼모터는 최고속도 205km/h에 국내 인증 주행거리 334km,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최고속도 160km/h에 417km의 주행거리를 갖췄다.

150kW 급속충전기로 30분이면 10%에서 80%까지 급속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폴스타는 친환경성, 가족 친화성을 강조하는 볼보차보다 '퍼포먼스', '디자인'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행해본 폴스타 2는 전기차다운 퍼포먼스와 함께 단단함이 느껴졌다.

대형 세단을 탄 것처럼 안락함까지 느끼긴 어려웠지만 좌우·상하 흔들림 모두 잘 잡혀 안정감이 있었다.

폴스타 2. 사진=김종형 기자

정숙성도 훌륭했다. 일부 국산 전기차의 경우 가속할 때마다 모터 구동음이 '이이잉~'하고 울리지만, 폴스타 2는 100km/h 이상부터 주의깊게 들어야 모터 구동음이 들리는 정도였다.

모든 영역에서 같은 토크를 유지할 수 있는 전기차답게 금방 고속으로 올라설 수 있었고, 저속에선 느낄 수 없었던 약한 풍절음과 함께 모터 구동음이 들리기 시작하면 '벌써 120km/h였네'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연기관 연계성도 기존 전기차와는 차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천천히 가는 내연기관 차량의 특징을 '크립 모드'를 통해 구현했다.

설정에 따라 내연기관 차량처럼 운행하는 방법도 가능했고 회생제동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원 페달' 주행도 가능했다. '예열'에 따라 배터리 가용 용량이 달라지는 점도 독특했다.

폴스타 2 센터페시아 배터리 충전 화면(좌). 빗금으로 된 부분은 활성화되지 않은 영역. 우측은 폴스타 2 스마트키. 사진=김종형 기자

안전 및 편의 기능은 ▲안전지원 시스템 ▲충돌 회피/완화 ▲도로이탈 방지 ▲전방충돌 경고 ▲차선유지 ▲충돌 후 제동 ▲운전자 경고 등 안전 지원 시스템과 ▲LED 헤드라이트 ▲볼보차에도 탑재된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 ▲LED 리어라이트 바 등이 기본 탑재됐다.

폴스타 2의 완전 무옵션, 소위 '깡통' 가격은 5490만 원이다. 옵션 가격은 ▲안전 기능을 추가하는 '파일럿' 350만 원 ▲시트·휠 열선이나 전동시트, 무선충전 등 편의기능을 늘린 '플러스 팩' 450만 원 ▲퍼포먼스 휠과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등이 탑재된 '퍼포먼스' 550만 원 등이다.

폴스타 2 '퍼포먼스' 옵션을 추가하면 탑재되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사진=김종형 기자

일각에서는 폴스타 2가 국내 정부 보조금 등을 고려한 채 이른바 '옵션 장난질'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폴스타 측은 "한국에 출시되는 폴스타 2는 히트펌프는 기본에 130만 원대의 색상 변경도 무료로 제공한다"며 "국내 출시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폴스타 코리아는 지난 18일부터 100%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해 다음달 21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차량 인도는 3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첫 해 판매 목표는 4000대다.

김종형 기자 jh_kim911@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