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신한금투·대신증권, IIG펀드 문제 알고도 쉬쉬?

가짜 채권으로 청산절차 알고도 고객에게 모르쇄...환매 막아 피해 키웠다 지적도

2020-02-17     이승현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삼일회계법인의 펀드 회계 실사 결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1조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펀드를 운용한 라임운용과 일부 금융사들의 운영 중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무역금융펀드 중 IIG펀드가 가짜 채권을 만든 사실 등이 미국 금융당국에 적발돼 청산절차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신증권은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투자자들의 환매를 막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과 투자피해자들 등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문제는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펀지 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으로부터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받으면서다.

이어 올해 1월 플루토·테티스 펀드에 투자한 '크레디트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도 추가로 5000억원 규모로 환매 중단되며 라임운용이 대규모 환매 중단을 발표하며 금융권 전반으로 피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그러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앞서 2018년 6월 라임운용과 신한금투는 IIG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1월에는 IIG펀드가 가짜 채권을 만든 사실 등이 미국 금융당국에 적발돼 청산절차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이메일 등을 통해 확인했지만 이 같은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신한금투는 부실펀드 인지 이후에도 정상 펀드처럼 지속적으로 판매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대상의 부실로 손실이 났음에도 이를 숨기고 수익률을 조작해 투자자들의 손실을 더욱 키운 셈이다.

대신증권도 환매를 막아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나온다.

금융회사 중 라임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대신증권은 지난해 7월 라임운용의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투자자들을 설득해 환매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이 투자자들의 환매를 막은 이후 라임운용이 대규모 환매 중단을 발표했고, 대신증권의 설명을 믿고 환매를 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이들 금융사의 투자자들은 판매사들에 대해 사기 또는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라임 환매중단 피해자 모임' 관계자는 “현재 '라임 Top-2 밸런스 6M' 펀드에 가입한 한 피해자들이 계좌를 통해 확인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라임운용뿐만 아니라 금융사들이 펀드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나왔음에도 투자자를 속여 상품을 판매하거나 환매를 막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금융당국도 펀드 판매사 등 라임운용과 관련된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 펀드 관련 214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며 “서면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다음달 '합동현장조사단'을 가동해 판매사들에 대한 현장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전환해 성장했다.

자기자본금 338억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설립 7년만인 지난해 7월에 6조원에 육박하는 수탁액으로 사모전문운용업계 1위로 올라서 주목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이회사는 지난해 10월 초 62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을 환매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