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⑥] 청년이 미래다
안경운 '백운팜' 대표, 다방면 영업·마케팅이 창농의 매력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친환경 농업부터 서비스와 체험이 포함된 6차 산업까지 단순 노동력에 기댄 농업에서 새로운 농업으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청년창업농을 필두로 젊은 피가 농촌에 뿌리내리며 기존 관행 농업의 틀을 바꾸면서 부터다.
다양한 마케팅부터 새로운 가공품과 체험을 통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농촌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이제 농촌에서 단순히 먹거리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덩달아 농촌 역시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핀포인트뉴스는 신년을 맞아 농촌의 변화를 이끄는 청년농부들을 만났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변화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다. 과연 청년농부들이 꿈꾸는 미래 농촌과 그리고 현재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봤다.
-편집자 주-
청년의 꿈은 농업이 아니었다. 양잠업을 하시던 부모님이 복분자 농자를 지을 때도 자신의 길은 농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서류와 사람들, 다람쥐 쳇바퀴 도는 회의의 연속, 각종 미팅에 치여 살다 결국 고향으로 내려왔고, 뽕나무만 바라보니 몸과 마음이 뽕잎처럼 푸르러짐을 느꼈다.
이미 형들도 아버지를 도와 복분자 농사를 짓고 있던 터라 손을보탰다. 이제는 어엿한 농가 경영인이 된 청년농부 안경운 씨의 이야기다.
◆ 농부는 농사만 짓지 않는다
안경운 씨는 젊은이답게 소셜 커머스 유통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판매 통로를 개척하고 있다. 매일 같이 사업계획서를 쓰고 모니터링을 통한 판매 분석을 한다. 그는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농산물을 이용해 영업과 마케팅 등 다방면의 일을 할 수 있다는게 창농의 매력”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사례는 ‘창농’을 준비하는 청년농부 지망생들이 맞게 될 미래다. 농촌을 창업의 무대로 꿈꾸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농산물 생산(1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가공(2차 산업)을 하거나 체험 관광 상품(3차 산업)으로 확장하는 일명 ‘6차 산업’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안경운 씨가 농업에 뛰어들면서 가장 먼저 한일은 온라인 직거래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홈페이지에는 시골의 감성을 녹여서 판매전략으로 활용했다. 상세페이지에 가족과 함께 일하는 스토리를 더해서 홍보를 했다. 사계절 복분자가 자라는 경관을 찍어서 올리고 농장의 청정함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2017년 4월 백운팜을 상호 등록하고 온라인 마켓에 오디를 입점과 동시에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온라인 사이트의 조직과 키워드 입력 방식을 공략한 것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첫 사전예약에서 약 270건 3t에 육박하는 오디를 판매했다. 단 하루에 택배차 2대를 꽉 채웠다. 그 후 낮에는 밭에서 블루투스를 끼고 수확하며 CS를 하고 수기 주문을 받았고 오후 6시에 택배 상차 완료 후 밤에는 그날 판매 한 주문 정리, 구매평 댓글 정리, 판매 분석과 모니터링을 했다."고 설명했다.
◆ 온라인 판매 노하우? 연관 키워드 분석
안경운 씨는 도심에서 못지않은 노동력이 필요한 것을 몸소 느꼈다. 다만 일한 대가는 고스란히 수익으로 이어져 줄어드는 수면시간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날아가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그는 "백운팜은 전량 직거래나 온라인 방식으로 판매된다. 스토어팜, 옥션, 지마켓, 11번가, 위메프, 티몬, 우체국쇼핑, 장터 등 다양하게 판매를 하고 있다. 이중에서 스토어팜이 50% 비중을 차지한다. 옥션, 지마켓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30%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고 설명했다.
안경운 씨는 온라인 판매에 강점을 지니게 된 배경에 대해 "온라인 판매시 농산물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마케팅은 키워드 광고가 가장 핵심이다. 최근 농가에서는 비용을 들여 광고를 하는데, 주요 키워드를 제철에 하게되면 너무 비싸다. 연관 키워드를 분석해서 복분자로 유입시킬 수 있는 분석을 끊임없이 한다. 2017년 네이버 본사에서 판매자를 육성하기 위해 사람을 뽑았다. 내 사업계획서가 선발돼 판매전략 강의를 들었다. 이 교육을 통해 키워드 분석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마케팅으로 승승장구하던 안경운 씨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고객관리에 취약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안 대표는 "온라인 판매 초기 고객관리를 카카오톡을 이용해 상당한 효과를 봤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6000명이 넘어가면 관리가 안된다. 판매고가 올라가면서 고객이 늘어나자, 절대다수를 상대해야 하는게 옳은가 소수의 판매에 집중해야 옳은가 하는 시점이 왔다. 현재 제 핸드폰에는 어마어마한 고객정보가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절대다수에게 어떻게 팔것인가 고민하고 매진하는 것이 소수에게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 조언했다.
◆ 삼형제가 각각 업무 분장... 일 효율 쑥쑥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서 안 씨는 두 형과 업무를 나눴다. 고객센터와 오프라인 유통은 큰형이 맡고, 오픈마켓과 쇼셜 마켓은 작은형이 관리를 하고, 통합프로그램 운영과 총무 업무는 그가 맡기로 했다.
안 대표는 "업무를 나누니 일의 효율성이 높아져다. 복분자 판매 성공에 힘입어 슈퍼 복분자, 산딸기, 아로니아, 블루베리, 고사리 등 다양 한 작물을 확장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OEM 생산방식으로 담금주 키트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었다. 100ml 병하나에 동결건조된 복분자, 아로니아, 블랙베리 등 종류별로 술만 부으면 3일 안에 발효주가 되는 제품이다." 고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기발했지만 반응은 별로 좋지 못했다. 메이저 회사를 이기기 어려웠다. 특히 수입산 원료로 만들면 단가 경쟁에서 게임이 안된다. 그래서 다음은 즙 가공 제품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우리 농장은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가공센터에도 알아보고 여러가지 알아봤지만 현실성이 별로 없었다. 농장이 완전히 자리 잡힌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식품클러스터를 이용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고 설명했다.
◆ 청년창업농 네트워크 적극 활용
안경운 씨는 청년창업농 1기다. 첫 번째 기수니 만큼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는 강력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는 "현재 6차산업 연구회를 결성하려 한다. 주변 청년창업농 1기들이 모여 만들었는데 현재는 5명 정도 모여서 활동하고 있다. 내년에 연구회를 창설할 계획이다. 또 김제 지역 청년창업농 대표들이 모여 6차산업 활동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순천대에서 농장 방문을 받았다. 체험강의를 농장마다 돌아가면서 80명 정도 했다. 반응이 매우 좋았다. 이번 체험교육으로 많은 경험을 했다. 또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고 부가수입도 올릴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이들 청년창업농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김제농업기술센터에서 적극 지원·장려하고 있다. 앞으로 서로 다른 작목을 연결한 체험농장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안 씨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는 가족법인이지만 향후 영농조합법인으로 발전시켜나갈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앞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영위할 기틀을 마련하는 것"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