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불매 아픔 딛고 '공감' 키워드로 소비시장 나선다
"韓 소비인식 중요함 깨달아"...2020년 '공감' 내세워 이미지 회복 통할까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일본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롯데가 소비자들에게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다가간다. 특히 롯데푸드는 오랜 이력을 쌓아온 한국에서의 정통성을 알리고, 직원들과 상생하려는 등 안팎으로 노력을 기울이며, 결과적으로 국내 소비층의 신뢰를 회복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앞서 롯데 측이 그간 활발히 진행해온 사회 공헌 활동 등을 확대, 내수 시장에도 공익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임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지난 60여년간 한국과 함께 지내온 대표 식품기업 중 하나다. 롯데푸드의 주요 사업군은 유지식품·육가공·빙과 등 크게 3가지인데, 여기서 모두 부문별 ‘최초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1960년도에는 유지식품 부문 '마가린', 1980년 육가공 부문에서는 가공 햄, 국내 최초로 대량 생산한 빙과류 부문에서는 삼강하드가 그 예다.
그렇지만 지난 7월을 시작으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과 함께 롯데 전체가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롯데는 이같은 이유로 다가올 내년부터는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후속조치도 세웠다.
롯데푸드는 '공감' 차원에서 소비시장에 한 발 더 나아갈 계획이며, 구매자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 개발 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임을 밝혔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지난 26일 본지와 만나 회사가 60년 이상의 기원을 가진 국내 종합식품회사로서 사회적 공헌 등 국가 발전에도 기여한 바가 크지만, 최근 불매 여파에 휩쓸리며 오해를 사고 있다고 토로했다.
롯데푸드 홍보팀 관계자는 "롯데푸드는 1985년 창사이래 한결같이 국내 식품산업을 이끌어 온 선두주자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불매 운동의 여파로 롯데푸드가 일본 기업처럼 취급을 받는다는 부분에서 다소 갑작스러우며 억울한 구석이 있다"고 호소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롯데푸드는 한국 상법에 근거해 세워져서 세금도 한국에 내고 있는 회사고, 그간 꾸준히 사회적 공헌 활동을 실천해 온 바있어 국익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그외에 불매 대상이 된 롯데칠성과 주류 등 타 계열사에서도 '일본 기업'이라고 하기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설명도 더한다.
그는 "또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이 되었던 롯데칠성 경우, 일본과 사업비 조달을 하고 있다는 것과 연관이 없다"면서 "롯데주류에서는 아사히그룹홀딩스 일본과의 합작사업 있었지만, 이게 마치 모든 사업 비중이 일본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사의 제품은 국적 시비까지 거세지면서 일본과 한국 모두에게 불매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는 게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발발하면서 일부 여론을 통해서는 롯데가 일본을 통해 호가를 누리는 것처럼 전해졌으나, 실제로는 일본 극우층에게도 미움을 사면서 불매 리스트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이에 엎친 데 덮쳐 상황이 더 악화된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소비자분들에게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해명도 해봤지만, 더욱 '롯데=일본 기업'이라고만 낙인이 된 것 같아 다소 억울한 심경이었다"라며 "자사의 진심이 더욱 왜곡돼 전해져 상심이 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향후 롯데푸드 측은 국내 고객들에게 '공감'이라는 가치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다가갈 것이라는 포부도 내빛쳤다.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롯데푸드는 해명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취지에서 내년 사업에 신중을 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번 불매 여파를 겪고나서, 사실 여부와는 다르게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소비인식이 국내에 짙게 깔려있다는 걸 실감했다"며 "여태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 자사가 적극 해명하지 못한 게 패인인 듯 싶고, 또한 그동안 자사에서 실질적인 영업이나 운영에 집중하느라 정작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 등 감정적인 부분에는 소홀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다가올 새해에는 롯데푸드가 먼저 국내 소비시장에 '공감'을 얻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야겠다는 다짐이 있다"면서 "이에 자사의 제품 개발 측면이나 및 사회 공헌 등을 알리며, 본격적으로 구매자들의 눈높이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푸드는 최근 자사에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1,300여만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 내부적으로는 '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제품 개발로는 HMR 신제품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하며 생산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푸드는 지난 2017년부터 평택공장을 증축하는데 400억원 넘게 투자한 데 이어 김천공장에도 930억원 가량을 들였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