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프씨드, CBD 오일로 속지마세요"
햄프씨드 오일 CBD 대체품으로 비싸게 팔려..."같은 대마지만 추출 공법에 따라 달라" 전문가 지적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일부 유통업계가 햄프씨드 오일이 들어간 화장품이 항염효과가 있다고 홍보해 소비자들에게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햄프에서 추출된 오일이지만 햄프씨드 오일은 단순 식품으로, 흔히 항염효과가 있다는 칸나비디올(CBD)과는 제조 공법이나 추출되는 식물의 부위가 다르다. 그런데도 일부 판매업자는 햄프씨드 제품이 마치 CBD 대체품처럼 의학 효과가 있다는 걸 강조하며 값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등 눈속임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약학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대마초의 원료가 되는 대마에서 추출되는 칸나비노이드 성분은 약 60여 종으로 구분되며,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칸나비디올 (CBD), 칸나비놀(CBN) 등이 알려져있다. 그 중 환각을 일으키는 유해한 성분은 THC로, 특정 뇌세포 수용체에 작용하여 뇌의 일부분을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문제를 일으킨다. 즉, THC를 많이 함유한 대마, 마리화나는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대마의 일종인 햄프는 같은 부류에 비해 환각을 일으키는 THC 함유량이 적다고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햄프에서 추출된 CBD오일은 각종 항염 및 항암치료에 도움을 주며 뇌전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그렇지만 현행법상 국내 시중에서 CBD 오일은 마약류로 분류되고 있다. 소량의 THC라도 인체에 위협을 가할 수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특정 질병치료에 한정해 CBD 오일 수입이 가능하지만,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수입이 가능하다. 또 식약처에서 허가한 특정 제품들만 들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와 다르다.
대신 국내에서는 환각증세를 일으키는 THC가 전혀 없는 씨앗의 순수 원료를 허용했다. 올해 초 햄프씨드 추출물이 함유된 화장품이나 식품 등이 대거 유통할 수 있었던 이유다.
햄프씨드 오일은 CBD 오일과는 그 차이가 분명하다. 분명히 같은 식물의 씨앗이지만 다른 부위를 사용할 뿐더러 별도의 공법으로 성분을 추출하지 않는 한 CBD 성분의 의학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햄프 추출물은 대부분 줄기, 의료용으로 사용될 경우 잎이나 꽃에서 추출하는 반면, 햄프시드 추출물은 말 그대로, 햄프 식물의 '씨앗'에서만 추출한 오일이다. 이러한 햄프씨드 추출물은 햄프 추출물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화장품은 물론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햄프씨드에는 아주 미량의 CBD 성분만을 포함하고 있어 의학적 효능이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 판매업자는 햄프씨드를 CBD 대용품으로 홍보하면서 항염효과 등을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껍질을 벗긴 단순 대마씨앗 식품을 소개하면서, 이를 '암환우에게 꼭 필요한 햄프푸드'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지에는 4팩에 10만원으로 제품 가격을 책정했지만, 해당 제품은 아마존에서 단돈 1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그 외에도 햄프씨드 오일 설명에는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대마씨 오일을 'CBD' 햄프 오일 등으로 용어를 혼용해 판매하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정보를 접한 소비자들은 판매업자들이 더이상 오해의 소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암환자 커뮤니티를 통해 한 소비자는 "퇴행성 뇌질환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 병의 진행속도를 늦춘다는 'CBD 오일'을 하루종일 찾아봤다"면서 "그런데 사실상 CBD는 국내에서 불법이라는 걸 안 후 결국 국내 시판하는 'CBD 햄프 오일'이 모두 거짓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CBD 성분이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CBD' 성분이 없는 대마씨오일임에도 용어가 남발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정보로 판매하도록 제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를 남겼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