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에 서비스도 찬밥"..크리스마스 바가지에 소비자 불만↑
2~3배 비싼 코스요리도 너무한데....식사시간· 회전율 고려한 메뉴 제한까지
지난 21일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입장료를 3만원만 내면 술을 가져가서 마실 수 있는 재즈바를 예약했다. A씨는 지인들이랑 간단히 바에서 안주시켜놓고 와인 한 잔 할 생각으로 일찍이 예약을 잡았으나, 갑자기 예약 날짜를 하루 남겨놓고 업체에서 문자가 왔다. 크리스마스 특별코스메뉴만 판매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A씨가 다시 업체에 전화를 해보니 가격의 3배인 9만원짜리 1인 1코스 메뉴를 주문해야했다. 어쩔 수 없이 해당 와인바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으나, 이용 시간 마저 제약이 있었을 뿐더러 좌석 지정도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날에 수익을 내려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평소보다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그보다 못한 홀대를 받는 게 말이 되냐며 불만을 내비쳤다.
연휴를 맞아 즐거워야 할 크리스마스에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외식업체가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건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평소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커플이나 가족 고객이 많은 24일, 25일에는 스페셜 코스요리로 음식 주문을 제한해 값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동안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스페셜 코스 메뉴를 지정해 예약을 받고 있다.
이는 대다수 레스토랑이 비싼 값을 치르는 고객들을 위주로 예약을 받겠다는 상술인 셈이다.
해당 코스요리 가격은 평균적으로 인당 5만원~10만원 가까이 되는 수준으로, 단품메뉴와 비교했을 때 2배에서 3배까지 차이가 난다. 만일 코스요리를 판매하지 않더라도, 와인 1병 이상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손님들만 예약을 받겠다는 곳도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레스토랑이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회전율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가로수길 부근에 위치한 인기 레스토랑은 스페셜 코스요리를 주문하도록 한 손님들에게 식사 시간을 1시간~2시간 사이로 제한하고 있다. 그외의 레스토랑에서는 시간이 다소 오래걸리는 메뉴는 아예 주문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소비자들은 하루 뿐인 크리스마스날을 기념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예약을 하긴 했지만, 손해보는 기분이 들어 썩 유쾌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크리스마스에 어머니를 모시고 레스토랑을 예약한 이모 씨(34)는 "매년 크리스마스만 되면 터무니없이 외식비가 높아지는데다가 장삿속이 너무 뻔하게 보인다"면서 "심지어 평소보다 2~3배 비싼 값으로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 회전율을 이유로 이것저것 제한사항을 두는 것도 불쾌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식당 내 원활한 영업을 위해서 판단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핀포인트뉴스와의 통화에서 레스토랑 관계자는 "연말연시나 크리스마스에는 커플이나 가족 손님들이 몰리는 현상 때문에, 모든 고객분들께 여유로운 식사 환경을 마련해드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메뉴 제한이나 식사에 일정 규칙을 둔 이유는 대기 손님들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걸 방지하는 차원에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스토랑 관계자는 "번잡한 연말연시에도 방문하신 고객분들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오감이 만족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특선을 준비했다"면서 "항상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