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은 필요없다" 美서 대박난 '피자' 주는 헬스장
간편한 생활 운동 즐기고픈 80% 일반 고객 심리 파악 월 1회 피자 무료 제공에 'NO 평가존' 마련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여러분들은 더 이상 헬스장을 방문할 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에는 엄청난 무게로 벤치프레스를 들어올리거나 운동 초보자들을 평가하며 위압감을 주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비싼 개인레슨 비용도 필요없이 단돈 10달러면 한 달동안 부담없이 생활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히트를 치고 있는 한 피트니스 체인점의 광고 문구다. 플래닛 피트니스는 일반 회원들 중 과반 이상이 헬스장을 처음 접할 때 부담감을 느끼는 점들을 파악하고, 이를 운영 방침에 적극 반영해 미국 전역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
흔히 미국에서는 헬스장을 뜻하는 '짐(gym)'과 두려움을 뜻하는 '인티미데이션(intimidation)'의 합성어인'짐티미데이션(gymtimidation)'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헬스장이 초보자에게 심리적·경제적 진입장벽이 높은 공간임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바디프로필 등 특별한 목적 없이 운동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헬스장은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대부분 헬스장은 초보자들에게 비싼 개인 레슨비용을 지불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거나,회원들의 완벽하지 않은 몸매 혹은 운동 실력을 비교하며 수치심을 준다는 것이다.
반면, 플래닛 피트니스는 평범한 80% 일반 회원들을 겨냥해 호감을 산 게 큰 차이점이다. 플래닛 피트니스는 일상생활에서 30분이내로 운동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반전매력'을 선사한다. 월 1회 무료 피자를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하는가 하면, 무거운 바벨을 의식적으로 들며 큰 소리를 내 위화감을 주는 '렁크족'들에게는 따끔한 충고를 전하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피트니스 시장은 고급스러운 부티크풍의 시설을 중점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는 지난 10여년간 연3%~4%까지 성장해 300억 달러(36조원)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헬스 인구는 미국인의 20%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즉, 같은 파이를 두고 뺏고 빼앗기는 레드오션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플래닛 피트니스는 상위 20% 몸짱 회원들을 타겟으로 해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신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이나 조각 같은 몸을 만드려는 사람이 아닌 가벼운 건강관리를 하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집했다. 이어 일반 회원들도 부담없이 헬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주력했다.
먼저 플래닛 피트니스는 일반 고객들이 헬스장을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하는 데 중심을 뒀다.
회원권 가격은 다른 헬스장의 3분의 1수준인 10달러로 파격적으로 내려 진입 문턱을 낮췄다. 이어 회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러닝머신과 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기구를 중심으로 배치하고, 근력운동은 아주 기본적인 기구를 위주로 공간을 구성했다. 자연스럽게 플래닛 피트니스 회원의 절반가량은 헬스장을 한번도 다녀보지 않은 초보자들로 채워졌다.
또한 이곳에서는 누구든지 직원들을 부르면 최적의 헬스장 이용법을 안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인트레이너(PT)를 두지 않아도 주 단위로 팔, 다리, 가슴 등 신체 부위별로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30분 무료수업도 제공한다. 내 신체에 맞는 운동 루틴을 만들어주는 1시간짜리 수업도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어떤 기구를 얼마나 해야할지 조차 모르는 초보자들에게는 헬스장 한편에 마련된 PF 익스프레스 존으로 가면 된다. 운동기구들이 1~20 번호가 매겨져 있어 순서대로 하면 된다. 벽에 달린 신호등이 초록(60)초 일때 운동하고 빨간불(30초)일 때 숨을 고르고 다음 기구로 이동하면 되는 간편한 방식이다.
이외에도 헬스장 내에서 의식적으로 무거운 바벨을 들며 큰 소리를 내거나. 웨이트를 던지는 듯이 내려놓는 사람, 다른 회원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경고등을 즉시 울린다. 타 일반 회원들에게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별도로 마련된 '평가금지구역(No judgement zone)'에는 어떠한 이유라도 회원들의 운동 방식과 관련해 절대 간섭하거나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워 회원들이 겪는 심리적인 불편함을 최대한 완화했다.
무엇보다 플래닛 피트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레이드 마크는 '피자 DAY'이다.
피트니스 센터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는 피자를 제공하는데, 한 번쯤은 피자를 먹더라도 운동을 하기 위해 꾸준히 방문해달라는 취지에서다. 본래는 샤워실에서 온수가 안나오자 양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고객에게 무료로 피자를 제공한 게 발단이 됐지만, 지금은 전통이 되었다. 인기가 좋고 방문율이 높아지자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는 피자를 제공하는데 이어 둘째 주 화요일에는 베이글을 무료로 제공하기까지 발전했다. 건강도 챙기면서 즐거움도 잊지 말라는 플래닛 피트니스만의 생각이 담겨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있다.
현재 플래닛 피트니스는 업계 내 새로운 발상으로 미국 1,700개 도시에 2,000여개 매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해에는 매출액만 총 6844억 원, 미국인의 4%에 해당하는 인구 수에 달하는 1250만 회원을 확보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