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주 만에 등 돌린 '리니지2M' 유저들...왜?

'전설급 아이템' 획득 확률 0.00002%..."연금복권 1등 당첨 확률보다 낮네"

2019-12-11     안세준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500만분의 1' 확률형 게임 아이템 등장에 이용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이 주인공이다. 리니지2M은 지나치게 낮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리니지 시리즈의 차기작 '리니지2M'을 선보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27일 출시와 동시에 확률형 뽑기 아이템인 '레아의 모래시계 상자'를 내놨다. 레아의 모래시계 상자 가격은 리니지2M에서 유통되는 재화인 다이아 120개로, 이는 현금 3300원에 해당된다.

해당 아이템을 구입할 시, '레아의 모래시계 4개'를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을 무작위로 부여받을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범주는 일반 등급 아이템(흰색)부터 고급(초록), 희귀(파랑), 영웅(빨강), 전설(보라)급 아이템까지 이른다.

문제는 전설급 아이템 6종의 뽑기 확률이 0.00002%에 불과하면서 시작됐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전설급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160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아이템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을 존중하기 위함'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객들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리니지2M의 출시와 동시에 게임을 시작했다고 밝힌 이용자 김현수(34) 씨는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을 중요시한다더니, 확률형 아이템을 곧장 내 놓는 것은 무슨 경우냐"면서 "리니지2M 사전 설명회에서 개발자가 밝힌 '게임 추구 방향'을 믿고 플레이한 유저를 농락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520여 만원 상당을 허공에 날렸다고 밝힌 김진택(36) 씨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고유 IP(지적재산권)인 리니지 시리즈를 수 년간 이용해 왔기에 결제를 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처럼 어리석은 판단이 또 있었을까 후회가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출시 첫날인 27일 250만 원을, 2일 뒤인 29일에는 270여 만원을 투자했다. 얻은 결과물은 5개의 희귀 아이템과 20여 개의 고급 등급 아이템이 전부였다. 그가 원했던 전설급 아이템은 커녕, 한 단계 낮은 등급인 영웅 등급 아이템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

그는 "단지 게임을 좋아했을 뿐인데, 언제부터가 스스로 도박에 빠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520여 만원을 투자하고 나니 허무함만이 남았다. 게임사 측이 순진무구한 유저들을 도박의 길로 빠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호소했다.

사행성 논란에 대한 유저들의 지적은 '리니지2M' 포털사이트까지 번진 상태다. 해당 사이트에서 한 네티즌은 "네, 여러분은 '리니지M2'를 하고 계십니다. 전작인 리니지M의 고과금 유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네요"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Kepp****) 씨는 "택진이형(엔씨소프트 대표) 오늘은 뭐해요?", "응 호구(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들 돈 세고 있어요"라고 기존 리니지2M의 TV 광고를 빗대어 비판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