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유통가 必 마케팅 다이어리 증정...감사마음만 담았나?

다이어리 인기에 카페이어 치킨업계도 동참...과소비 조장에 지나친 상술 지적도

2019-12-03     홍미경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12월 성큼 다가온 연말을 맞이해 유통업계가 다이어리 증정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카페업계에서 톡톡한 재미를 본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는 최근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며 연말 유통업계의 핵심 마케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판촉에 고가 다이어리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 쿠폰 거래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어 업계가 이벤트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의도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의 핵심 마케팅은 단연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다.

유통업계는 연말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각가지 이벤트를 내놓고 있지만 다이어리 증정이 최근 주목을 받으며 핵심이벤트로 다이어리를 선택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연말 다이어리 이벤트의 원조이자 돌풍의 주역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0월 말부터 오는 31일까지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시작했다. 연말 이벤트 인기에 올해는 다이어리에 볼펜 세트를 추가해 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매년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에 참여한다는 직장인 이 모씨는 “젊은 층에서 스벅(스타벅스)다이어리는 수년째 연말 필수 득템 아이템으로 통한다”며 “올해는 볼펜 이벤트까지 진행한 터라 이벤트 기간 상품을 받기위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저도”라고 밝혔다.

이 씨의 설명처럼 카페 업계의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는 수년째 진행 중이다.

특히 스타벅스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가 열풍을 일으키며 커피빈 코리아,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등 다양한 카페 브랜드 역시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에 동참하고 있다.

연말 카페 다이어리는 어느덧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최근 카페업계는 타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이어리와 함께 구성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상품 판매로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다.

다이어리를 얻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유통업계 역시 놓칠 수 없는 마케팅의 기회로 삼고 있다.

다이어리 열풍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이유다.

같은 날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은 지난달 ‘2020 다이어리’를 선보이고 ‘블랙올리브’ 치킨을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증정 이벤트를 펼친다.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도 ‘2020플래너 세트’를 출시하고 지난달 13일부터 ‘쿼터’ 사이즈 이상 구매 시 39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쇼핑몰 ‘텐바이텐(10X10)’은 오는 11일까지 걸그룹 오마이걸과 함께 2020년 다이어리 이벤트를 펼친다.

이 이벤트는 텐바이텐과 오마이걸의 2020년 다이어리 배달 프로젝트 ‘너와 나의 2020년을 응원해’로 다이어리를 함께 받고 싶은 친구 수와 사연을 남기면 응모자와 친구 모두에게 다이어리 세트를 선물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롯데 멤버십 엘포인트(L.Point)는 지난 10월 캐릭터 '엘포이와 아보프랜즈'를 활용한 ‘2020 다이어리’를 출시하고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다이어리 열풍이 과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고가의 상품을 소비해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욕구를 이용한 꼼수 이벤트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스타벅스의 경우 다이어리를 교환하기 위해 총 7만 4800원 어치의 커피를 마셔야 한다.

일반음료 중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1잔 당 4100원)을 마신다는 가정 하에 18잔 이상을 마셔야 하는 셈이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할리스커피는 4만 5200원, 투썸플레이스는 6만 8000원에 해당 상품을 교환받을 수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3만원 대에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커피보다 사은품을 받기 위한 이벤트로 변질되며 커피를 선호하지 않아도 매장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정해진 기간 안에 커피 구매로 프리퀀시(스타벅스 적립 스티커)를 모으기 힘들어 타인의 프리퀀시를 사 모으기도 한다.

실제 이 시즌만 되면 대학교 커뮤니티와 인터넷 중고 상품 거래소에는 스티커를 판매한다는 글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스티커는 개당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3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거래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스티커를 모두 모은 완성본을 2만원 가량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스타벅스 등 카페 다이어리에 대한 수요가 워낙 높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비춰진다.

다른 유통업계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이어리를 증정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은 물건 구매를 유도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의 본 목적은 자사의 제품을 그동안 구매해온 고객들에게 사은품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의미”라며 “그러나 최근 업계는 일정기간 자사의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이벤트 제품을 증정하며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이벤트가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