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9호선 러시 아워 '숨통' 텄다...열차 증편 후 첫 출근 해보니
악명 높은 지옥철→러시 아워에도 숨통 트여...시 관계자 "2022년까지 총 36량 증편해 혼잡도 낮출 것"
'지옥철'로 악명 높은 9호선이 오명을 벗는다. 도시철도는 지난달 9호선 역내 혼잡도를 개선하고자 열차를 6량으로 통합하며, 열차를 추가적으로 증편한다고 밝히며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 가장 큰 불만사항이었던 출근길의 불편함을 덜겠다는 취지에서다. 기존에는 4량과 6량 전동차가 섞여 있어 편수 대비 수용 인원이 적었고 승객이 승차 위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열차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을 꼽아 대대적인 증편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이에 12월 2일부터 9호선 6량 열차는 총 3대를 추가 운행하며, 하루 37편이었던 9호선의 편성은 40편으로 늘어난다. 대신 일반열차와 급행열차 비율은 다시 1:1로 환원된다. 또 러시 아워인 7시~9시 사이에는 신논현행 급행 셔틀 열차는 운행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시는 오는 2022년까지 6량짜리 열차에 6편성을 추가해 총 36량을 증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혼잡도 완화에 나설 것을 발표했다. 여기에 약 4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9호선 내 만성적인 혼잡도를 낮출거란 기대를 모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9호선은 지난해 12월 1일 삼전역에서 중앙보훈병원역 3단계 개통(총 8개역)으로 수요가 58만 명에서 66만 명으로 더 늘어나면서 '최악의 혼잡도'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1량 열차의 승객이 160명이 정원이나, 9호선은 최근 급행 열차를 기준으로 172%를 기록해 서울 지하철중 가장 혼잡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9호선 급행열차 1칸에만 275여명이 탑승해 이동하는 셈이다. 이는 강남역, 신림역, 신도림역, 홍대입구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2호선(170.3%)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파다.
특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급행열차 노량진역 구간 혼잡도는 180%로 서울 지하철 중 가장 높았다. 이어 급행열차 염창역 구간 179%, 급행열차 당산역 구간 170% 순이었다. 차량 증편 이후에도 9호선 혼잡도가 개선되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 12월 종합운동장∼보훈병원 구간을 개통해 전체 이용객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기자가 직접 노량진~여의도역 구간을 살펴본 결과, 열차 증편 후 혼잡도가 눈에 띄게 개선된 모습이다.
열차 운행 시간표는 기존보다 7분~10분까지 앞당겨졌으며, 평소 탑승 전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10분 이상 소요됐지만, 증편을 통해 대략 1~2분 단축됐다. 열차 객실 내부에도 비교적 더 많은 공간이 확보된 모습이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탑승하는 신논현역, 노량진역 등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탑승하기 위해 서로를 밀치는 등 얼굴을 붉히는 일들은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열차 객실 내에는 발디딜 틈없이 직장인들로 가득했지만, 서로 간격을 유지 할만큼 여유 공간은 있었다. 특히 승하차 구간과 환승 지점이 복잡하게 교차되어있는 여의도 역 일대에는 이동 시 불편함이 해소됐다.
시민들 또한 9호선 증차 계획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황지연(31)씨는 "9호선 급행을 타면 이리저리 치이는 건 기본이고 억지로 열차 칸에 몸을 끼워넣어야하지만, 그만큼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탄다"면서 "매일 출근하는 아침마다 생명이 단축되는 기분이었는데 앞으로 열차 대수를 점차적으로 늘린다면 마음 졸이지 않고 출근을 할 수 있을거 같다"고 대답했다
일각에서는 9호선이 계속해서 노선을 새로 개통하고 있는 데 비해, 증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차형준(54)씨는 "최근 9호선은 추가 개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증차 계획은 매우 더딘 편"이라면서 "서울 지하철역에서 혼잡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 모두 9호선으로 지목되고 있는데도 일반 노선과 다른 6량 전철만 운행되고 있을 뿐더러, 급행과 일반 열차가 번갈아 운행된다는 구조 상 최소 6분이상을 대기해야한다는 점이 큰 불편함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향후 출근 시간대 혼잡이 급행열차의 경우 10%가량, 일반열차의 경우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6량 통일과 열차 편성이 이뤄지면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혼잡도는 156%에서 137%로, 일반열차 혼잡도는 107%에서 71%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또한 오는 2020년까지 '9호선 혼잡도 개선을 위한 전동차 증편 추진 계획'에 따라 시민 여러분들의 불편함을 최대한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