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프리미엄 고객 위한 체질개선 속도...'대치동 맘' 통할까
신관 영캐주얼 통폐합→프리미엄 리빙 탈바꿈...MVG 고객 특별 멤버십 마련도
롯데백화점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체질개선에 나선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던 패션 의류가 불황에 닥치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리빙으로 관심을 돌린 것. 실제 롯데백화점 강남 내부에는 기존 영캐주얼, 잡화 등 패션 브랜드가 이전되거나 통폐합된 자리에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를 들여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과 계약을 맺고 강남점에 처음 매장을 오픈한다. 강남권 내 소득 수준이 높은 우수고객(MVG)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에서다. 또 점포 내 전체 매출 중 리빙 상품군 매출 구성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리빙 시장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14일 '더콘란샵' 오픈 하루를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쇼핑 관계자는 강남점에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를 론칭한 이유를 밝혔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강남점장은 "현재 강남점은 총 백화점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우수고객 또한 40~50대 비중이 타 백화점보다 12%정도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강남점은 대치동 학원가, 고급 대단지 아파트 중심에 위치해있어 우수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전하겠다는 취지로 '더콘란샵'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분석자료에 따르면, 강남점의 우수고객 매출 구성비는 28%로 타 점포 대비 약 7.5% 가량 높고, 구매력 높은 배후 상권을 보유하고 있는 인구 밀집 지역이다. 주요 고객 또한 도곡렉슬, 대치삼성, 대치아이파크, 동부센트레빌 등 고급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40~60대 전문직과 30~50대 학부모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즉,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고객층이 강남점에 밀집해 있는 셈이다.
최근 프리미엄 리빙에 대한 수요가 우수고객을 중심으로 확산된 것도 '더 콘란샵'이 들어선 결정적 이유다.
김상우 점장은 "타 상품군에 비해 리빙 제품은 매출 신장률이 좋은 편"이라면서 "리빙 상품군은 2018년 대비 올해 11% 매출이 신장했으며, 올들어서는 점 전체 매출의14% 구성비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리미엄 리빙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은 도곡, 대치, 개포 상권 등 강남 주변 상권이며, 향후에는 청담, 압구정, 반포 상권의 신규 고객 내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점으로 '더 콘란샵'은 현존하는 리빙 편집숍 중에서는 가장 고가의 리빙상품을 취급하게 된다.
실제로 매장 내 공간에는 프리미엄 고객들을 위한 공간과 비주얼에 집중한 모습으로, 전시회를 연상케하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더 콘란샵에서 고객들은 접하기 어려웠던 익스클루시브 가구를 체험해볼 수있으며, 경우에 따라 가구를 맞춤형으로 주문 제작해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최우수 고객을 위한 '콘란 클럽' 멤버십을 신설하는 등 프리미엄 고객들 모객을 위해 힘쓰고 있다.
스테판 브라이어스 더콘란샵 치프 디렉터는 "강남점 '더 콘란샵'의 총 매장규모는 1,000평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구성했다"면서 "1층은 실험실(LAB)느낌의 화이트 콘셉트, 2층은 아늑한 룸 분위기로 손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익스클루시브한 가구를 체험해볼 수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관 전체를 프리미엄 컨셉트로 강조한 반면, 영캐주얼이나 잡화는 상대적으로 축소시킨 모습이다.
14일 기자가 찾은 강남 롯데백화점 본관 6층에는 다수의 브랜드가 폐점된 모습이 발견됐다. 최근 신관 의류·잡화 매장 전체를 본관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 이날 롯데백화점을 방문한 손님은 기자에게 "이전에 자주 찾던 브랜드 매장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당황스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영캐주얼 매장 관계자는 "기존에 신관에 있던 전체 매장이 본관으로 합쳐지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현재 게스, 버커루, 클라이드, 지오다노 등 매장은 옮겨온 상태지만, TBJ, 리바이스, 타미힐피거 등 브랜드는 아예 없어졌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더 콘란샵이 입점하면서, 상대적으로 영캐주얼 폭이 좁아진 게 사실"이라면서 "손님들 중 일부는 없어진 브랜드를 찾다가 되돌아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는 롯데백화점과 더 콘란샵의 초고가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케아 등 초저가 리빙상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유통업계 전문가는 "최근 백화점 업계에서 해외 프리미엄 리빙편집숍에 대한 시도가 물밀듯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바는 없다"면서도 "향후 롯데백화점 측이 얼마나 차별화 된 점을 고객들에게 어필해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