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s 핀포인트] 유통가, 공급사 옥죄기는 옛말…相生의 훈풍이 분다
마켓컬리 공급사 연평균 350배 성장…유기적 상생경영에 매출 안정성 선순환구조 이뤄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그동안 대기업들이 공급사를 대상으로 한 갑질은 유통가에 공공연한 구조적 모순이자 현상이었다.
이는 대기업 유통망에 제품을 공급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공급사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한 유형이다.
대기업 입장에선 그동안 자신들의 관행이 갑질이라는 파생물로 나온 점에 대해 전혀 생각도 못할 정도였다고 말한다.
그만큼 불공정한 관행이 문화로 정착돼 구조적 한계와 깊어진 모순이 갑질문화를 당연시 하는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낸 셈이다.
그러나 기업의 정화작용은 이미 시작됐다.
아직 상하구조의 모순은 여전하지만 상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상호 윈-윈하는 유통문화가 시작된 것.
모바일 마트를 표방한 마켓컬리의 실험이 대표적이다.
서비스 출범 5년 차를 맞은 마켓컬리는 상생경영을 표방하며 공급사들이 높은 성장을 이끌고 있다.
다만 이회사는 공급사의 입점까지는 까다로운 과점을 거친다.
70개 이상의 품질 기준을 검토한다. 그러나 입점 후에는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를 통해 공급사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는 평가다.
이들 기업들은 입점 후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마켓컬리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마켓컬리가 2016년 174억 원의 매출에서 2018년 1,571억 원으로 약 9배 성장하는 동안 공급사는 350배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공급사들은 마켓컬리 입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직매입 구조를 꼽는다.
마켓컬리의 공급분은 재고에 대한 부담 없이 공급할 수 있어 상품의 품질에 더욱 신경 써서 공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영세하지만 잠재력이 큰 공급사에게는 내부 공정관리 전문가들이 직접 컨설팅을 제공해오고 있다.
제조시설 실사를 통해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개선 방향을 제시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식품위생법 등을 준수하여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MD는 공급사 제품의 가격, 포장, 레시피 개발 등 브랜딩에, 전문 에디터는 제품의 가치를 드러내는 퀄리티 높은 콘텐츠 큐레이션에 집중하는 등 전 부서에서 유기적으로 상생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결과, 마켓컬리에 입점해 판로를 찾은 공급사들은 포기했던 사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사업장을 확장하거나, 기하급수적인 수치의 공급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 역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수 있고 이는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지며 매출상승으로 이어진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다.
공급자 옥죄기를 통해 일명 단가후려치기와는 다름 모습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비단 마켓컬리만이 아니다. GS리테일 역시 다양한 공급자들과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고 모범 상생사례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유통관행이 변화하고 기업 역시 이 신선한 바람을 타고 있는 셈이다.
아직 일부 언론을 통해 대형마트들의 갑질 사례가 여전히 보도된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관행도 이제 없어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거친 상생의 바람에 역주행 하다간 자칫 기업의 생사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소비자들의 인식은 높아졌음이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