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포라 옆 시코르, 삼성동 “불붙은 뷰티컨셉트 대결”
SEPHORA 맞춤형 뷰티어드바이스 vs CHICOR ‘뷰티 놀이터’
세포라가 24일 한국에 처음 문을 연다. 글로벌 멀티뷰티브랜드 세포라는 국내 1호점 입점 장소로 삼성역을 선택했다. 지하철이 가깝고 유동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해외 직구나 여행을 통해 세포라를 자주 접했던 소비층이 많이 분포한 지역인 것이 주효했다.
이번 세포라의 입점은 큰 파장을 일으킬 거란 전망이 크다. 최근 서울 강남 주요 핵심 상권인 삼성동은 새로운 ‘뷰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특히 세포라가 시코르가 위치해있는 강남이나 명동 등 주요 상권에 입점한다면, 모객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시코르는 글로벌 백화점 브랜드 위주로 구성하며, 체험형 매장을 표방하는 뷰티 전문 편집숍으로 세포라와 가장 타켓층이 유사하다. 따라서 뷰티업계 양대 산맥들이 차후 어떤 전략을 펼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3일 기자가 찾은 삼성역에는 각종 뷰티 편집숍이 대거 입점한 상황이었다. 세포라가 입점해있는 코엑스몰 내부에는 ‘랄라블라’, ‘롭스’ , ‘아리따움’, ‘올리브영’ 등 유사뷰티편집숍들이 빼곡히 상권을 메웠다. ‘한국의 세포라’로 불리는 시코르는 세포라와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위치해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로서 세포라의 입점 전략은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브랜드 론칭 후 무려 20여 년이 지난 지금, K-뷰티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했을 뿐더러 뷰티 강국인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해외뷰티브랜드를 경험해본지 오래다. 단순히 ‘세포라’ 라는 유명세만으로는 새로움을 주기 힘들다는 것.
실제로 세포라와 시코르는 ‘체험형 매장’을 표방한 점에서 매장 인테리어나 동선 구성 등 여러 부분이 닮아 있었다. 두 매장 모두 전구 장식이 달려 셀카를 찍거나 간단하게 화장을 수정하기 좋은 거울이 마련돼있었다. 편안한 공간과 자유로운 쇼핑분위기, 고급 브랜드 입점으로 일반 드럭스토어와 차별화한 점도 엇비슷했다.
여기에 세포라는 국내 트렌드에 맞는 디테일한 현지화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오픈 프리뷰에서 “세포라는 싱가포르, 홍콩 등 10여년 전부터 입점해왔지만. 똑똑한 한국뷰티컨슈머들을 위한 멀티브랜드 숍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작년 초부터 적기라 생각해 공을 들였으며, 무엇보다도 한국 고객들의 만족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표 말에 따르면, 국내 뷰티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글로벌브랜드의 ‘한국패칭’ 이다. 독점브랜드라는 희소성 때문에 제품 가격이 급등하거나, 소비자들에 대한 로열티 이벤트 횟수가 적어지는 현상이다.
김 대표는 이어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잘 헤아리고 반영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며 ‘’세포라는 샘플이 아닌 정품을 제공하는 로열티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독점브랜드는 직구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의 가격대로 구성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단순 놀이터가 아닌 뷰티어드바이져(BA)들의 컨설팅으로 전문성을 높였다. BA들은 화장품 카테고리별로 배치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가장 잘 어울리는 화장품이나 화장법 등을 조언해 준다. 이외에도 세포라 ‘뷰티 스테이지’를 통해 15분간 메이크업 서비스 제공받을 수 있으며, 별도로 온라인 신청을 통해 45분 동안 메이크업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세포라 입점소식에 뷰티업계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시코르’ 코엑스점은 이날 세포라 오픈 시점에 맞춰 ‘K뷰티 위크’를 열어 맞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일부 상품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고, 멤버십 우수 고객들을 위한 10%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됐다. 매장 내부에는 인기 K뷰티 제품을 얻기 위해 모인 외국인 고객들로 가득했다.
또한 세포라의 등장은 현존하는 국내 뷰티업계 흐름에도 파장을 일으킬 거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뷰티업계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체험부터 전문성까지 결합한 컨셉트 매장들까지도 선보이고있는 추세”면서 “이번 세포라 입점은 한동안 국내 시장에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