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갖지 마세요"...샤이(shy) 소비자 위한 ‘언택트 마케팅’ 뜬다
불필요한 접촉 없어 여성 등 1인가구 관심↑…피팅부터 배달음식까지 범위도 넓어져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점원과의 불편한 접촉을 기피하는 언택트(un+contact)마케팅이 유통가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직원 등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과의 접점을 최소화해 부담 없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언택트 마케팅은 1인가구의 확산과 맞물려 이제 소비자구매 문화로 자리매김 중이다.
유통가 역시 이같은 흐름에 언택트 서비스를 발빠르게 내놓으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일반산업 연구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언택트 마케팅을 제시했다.
‘Untact’(이하 언택트)란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에 반대를 의미하는 ‘Un’이 결합된 신조어로 ‘접촉을 안 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언택트 트렌드는 서비스는 원하지만, 직원과 같은 서비스 제공자와의 접촉을 원치 않는 소비 트렌드로 나만의 시간을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심리를 반영한 문화다.
보고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경향을 토대로 언택트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언택트 소비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주문이 가능하며, 대기시간이 줄고 결제가 편리하다는 편의성에 선호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 15곳의 결제 및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맹점의 매출이 67억원에서 359억으로 5배 이상 상승했다.
유통업계도 소비문화의 변화에 발 맞추는 모양새다.
마켓컬리, 쿠팡 등과 같은 모바일 주문부터 오프라인 매장의 무인계산대까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시장 곳곳에서 언택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은 피팅이 가능한 AR 미러를 설치하거나, VR 스토어 개설이 늘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2016년 9월부터 FX 미러를 활용한 가상 피팅존을 상설 운영한 바 있다.
의류매장의 판매직원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언택트 피팅 서비스도 나왔다.
한섬은 홈 피팅 서비스 ‘앳홈’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운영 중이다. 판매하는 상품 중 최대 3개까지의 상품을 선택해 ‘앳홈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면 상품이 배송된다.
고객은 상품을 받아 직접 입어보고 48시간 이내에 구매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구매되지 않은 상품은 무료로 회수해가며, 결제하지 않아도 별도 비용이 청구되지 않는다.
렌털 업계에서는 '셀프 관리'가 가능한 제품을 선보이며 언택트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주기적인 전문가의 관리가 필요한 렌털 제품의 한계를 보완하고 고객이 직접 쉽게 교체할 수 있는 필터 셀프 교체형 상품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VR, 챗봇, 로봇, 인공지능, 모바일 주문/결제, IoT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실내 배달 로봇 ‘딜리 타워’를 개발했다.
‘딜리 타워’는 엘리베이터와 연동된 관제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층간 이동이 가능한 로봇이다.
주문자가 사무실 위에서 음식을 배달시키면 라이더는 건물 1층에 대기 중인 ‘딜리 타워’에 음식을 넣고 층수와 배달번호를 적기만 된다.
이후 딜리 타워는 주문자가 있는 층까지 직접 배달을 수행한다. 스스로 층간 이동을 하는 로봇의 개발은 사무 및 생활공간의 보안 강화는 물론 라이더와 주문자 모두의 편의를 높여준다.
이제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고 음식을 받아볼 수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언택트 마케팅이, 불편한 접속을 기피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중장년, 노년층까지 전방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심리 트렌드 변화로 인해 언택트 시장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