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침체에 넷마블의 미래 선택은 ‘구독경제’

넷마블, 2조 규모 웅진코웨이 인수 초읽기…게임업계, 신사업 모색 시동 평가

2019-10-14     안세준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넷마블이 침체된 게임 산업의 대안으로 구독경제를 선택하는 모양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눈길을 돌리는 넷마블의 선택이 과연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14일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공식 선정했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10일 게임산업 강화와 더불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게임업체인 넷마블이 가전 렌털기업인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은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다. 양사 간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지만 실상 구독경제라는 공통점은 있다.

넷마블은 게임산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을 정보기술(IT)와 접목, 가정에 보급된 정수기 등 렌털 제품을 통한 시너지와 사업 확대를 노린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번 넷마블의 인수 도전은 성공사례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넷마블이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온 기업이고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웅진코웨이 인수 의지가 강해 후속 작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것.

실탄도 넉넉하다. 현재 넷마블은 3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넷마블은 지난 2015년에 미국 게임사 잼시티 지분 59.07%를 확보한 데 이어 201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확보한 2조6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M&A에 투입했다.

2017년 게임 개발사 카밤 지분 100%를 확보했고, 지난해 2월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짭짭한 재미를 봤다.

다만 업계는 2조원 대의 웅진코웨이의 인수의 직접적인 이유로 거론되는 게임 산업의 침체는 걱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속적으로 게임산업의 규모를 키운던 회사가 갑자기 ‘구독경제’를 선택한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

실제 세계시장을 주도하던 한국 게임업체들은 최근 중국 게임사들의 공세와 업체간 치열한 경쟁, 정부의 게임 위축 정책등과 맞물리며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다.

실제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13억원과 24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7%와 53% 급감했다.

여기에 그동안 매출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 왔던 리니지 레볼루션이 유저들의 이탈로 끝물에 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각각 V4와 리니지2m의 대작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게임사업 보다는 새로운 사업의 갈망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만큼 게임산업의 경쟁이 치열하고 예전과 같은 황금알을 낳는 산업 호황기가 끝났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넥슨 인수를 통해 게임산업 전체를 주도할 의도 였지만 인수전이 물건너 가며 업계에서 위치가 점차 좁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어느 정도 자금력은 확보했지만, 성장이 정체된 게임 산업만으로는 확장 전략을 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넷마블은 3조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매각측에서 매도자 인수금융으로 최대 1조원 가량을 지원할 수 있어 무리한 인수도 아니다”며 “웅진코웨이는 국내 렌털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로 넷마블보다 이익 구조가 더 탄탄한 회사라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넷마블뿐만 아니라 전통 게임강자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넷마블이 마중물 역할을 했을 뿐 이미 게임산업의 변화는 시작됐다"고 밝혔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