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멋모르고 샀다간...개별 구매 '위험천만'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제품 하자가 있는 전동 킥보드가 시중에 유통되면서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처리 이외에도 중국산 제품 하자와 관련한 문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 해당 제품은 유통 구조를 모른채 온라인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어 경각심이 더 커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2018년 12월 소셜커머스를 통해 전동휠을 구입해 사용하던 중 사용 4개월만에 배터리가 급속도로 방전되면서 운행이 중단했다. 수리를 받은 이후에도 동일 하자가 재발하거나 양 바퀴의 회전속도가 달라지는 등 하자가 추가로 발생하며 도로 주행 중 아찔한 상황이 반복됐다. A씨는 즉각 해당 제조사에 항의했지만, 수리나 보상은 따로 없었다.
실제로 제품 하자로 인한 전동킥보드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전동킥보드로 인한 화재 사고는 17건, 화재 사고로 인한 사상자 수는 사망자 2명을 포함해 26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1건에서 2017년 2건, 작년 4건, 올해(9월까지)에는 10 건으로 매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내구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의 중국산 제품들이 시장에 난립하고 있어 사고 위험은 커지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중국산 9개 모델 기준으로 안전에 위해를 가할만한 하자가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해당 제품은 안전기준 초과 속도 주행으로 인한 사고 발생, 방수 실패로 오작동 등 사고 발생, 긴 제동거리로 사고 발생, 충전상태에서 화재 발생 위험 가능성 등이 발견됐다.
현재 전문점 혹은 인터넷상에서 판매되는 생소한 이름의 메이커들은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여 상표만 붙여 판매하는 중개상인들이다. 국내에 법인도 없고 애프터서비스체계도 구축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부품수급이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이 이를 모른 채 상품을 구입했다가, 간단한 고장수리에도 많은 시간을 허비하거나 수리자체가 불가능하여 제품을 폐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미스터바이크전문점 관계자는 "최근엔 배터리 폭발이나 화재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면서, 다수 킥보드 제품들이 정품 배터리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껍데기만 LG나 삼성 로고가 새겨진 가짜 배터리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소비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전동킥보드 하나로 재산이나 생명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부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만약, 제품 하자로 사고를 당했다고 해도 국내에는 전동킥보드 개별 이용자를 위한 보험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안전성 논란 이후, 전동킥보드 보험도 전문업체를 통해 가입이 가능해졌다. 현대해상 '퍼스널모빌리티상해보험'은 에코아이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EV샵'에서 이동수단을 구입한 경우, 메리츠화재 '스마트 전동보험'은 '미니모터스'에서 구입하고 구매내역 증명 후에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또 DB손보, KB손보, 한화손보가 전용 보험상품은 각각 공유 모빌리티 전문기업 '고고씽', '킥고잉', '지바이크' 등을 대상으로 책임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별 퍼스널모빌리티 이용자가 별도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는 이륜차에 해당되지만, 법적으로는 사용신고대상 이륜차가 아니라서 오토바이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공유 업체의 경우 보험사와 연계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직접 구매 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안전성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고 전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