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s 핀포인트] 다시 시동 건 ‘황의 법칙’…“시즌 2= Mr. 5G”
황창규 KT 회장, 다보스서 "한국 5G 주도" 선언…내년 퇴진 앞서 셀프 이름 남기기 적극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전 세계 정·재계 리더들이 모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Mr. 5G’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두고 제 2의 ‘황의 법칙’ 만들기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의 표준이 미국, 중국이 아닌 한국’이라며 5G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선언과 맞물려 ‘Mr. 5G’가 옛 삼성전자시절 반도체 신화를 쓴 일명 ‘황의 법칙’과 오버랩 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다보스를 찾았다.
아현동 KT 기지국 화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다보스에 간다는 정치권의 비난에도 황 회장은 다보스 행을 강행한다.
황 회장의 다보스포럼에서의 5G전도사 행보와 홍보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실제 황 회장은 글로벌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 참석해 ‘미국, 중국보다 한국이 더 나은 기술과 서비스,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한국이 5G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화웨이를 앞세운 중국이 5G를 주도하겠다고 했지만 화웨이는 장비업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5G는 빠른 속도와 초연결성(Ultra-Connectivity), 초저지연성(Ultra-Low latency)을 모두 구현한 지능형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5G를 장비로만 이해했던 CEO들이 설명을 듣고 5G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IBC 회의 후 포럼 기간 황 회장을 만난 글로벌 기업 CEO들은 그를 '미스터 5G'로 부르며 더 많은 설명을 듣고 싶어했다고 강조한다.
이를 두고 업계는 황 회장이 내년 퇴임을 앞두고 다보스를 통해 ‘Mr. 5G’이미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Mr. 5G’라는 단어 선택부터 KT의 향후 사업 방향성까지 과거 삼성전자 시절 반도체 사업에서 일명 ‘황의 법칙’과 닮았다는 점을 꼬집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시절 ‘황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황창규 회장이 이동통신계로 자리를 옮기며 당시만큼 주목받지 못했다”며 “임기만료를 앞두고 KT가 5G를 향후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는 만큼 퇴임 전까지 황 회장이 ‘Mr. 5G’라는 칭호를 ‘제 2의 황의 법칙’이 될 수 있도록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황 회장은 "젊고 유능한 인재가 경영을 맡기를 바란다"며 더는 연임할 뜻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정치권의 비판에도 다보스 행을 선택한 것 역시 퇴임을 앞두고 KT가 사활을 걸고 있는 5G의 우수성을 소개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애플 팀 쿡 CEO와의 9년여 만의 인연을 강조하는 것도 다보스 였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시절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와 반도체 사업을 논의할 때 팀 쿡과도 인연을 맺었고 이번 포럼을 통해 5G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업계는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다양한 비난에도 황 회장이 다보스포럼을 찾은 진짜 이유가 마지막 자신의 업적 남기기라고 말한다.
특히 얼마 남지 않은 임기에 Mr. 5G’라는 황창규 회장만의 이미지 만들기가 KT와 본인 자신에게도 중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황 회장이 다보스를 찾은 이유는 과거 ‘황의 법칙’과 같은 ‘Mr. 5G’이미지 구축도 한 몫 했을 것”이라며 “1년여 남은 퇴임 시점에 황 회장은 KT의 미래 사업으로 5G를 택했고, 5G는 향후 자신의 흔적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더욱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처음 선임된 황창규 KT 회장은 3년 임기 동안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황 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을 두고 앞서 이철희 의원은 "지금 다보스포럼에 갈 때냐"며 "피해 상인들이 소송을 준비하는 판국에 위로금 타령하며 거기 가서 강연할 생각을 하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