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s 핀포인트]'No Japan' 항공업계, 악재만은 아니다

2019-08-01     박남철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No Japan'이 항공업계를 덮쳤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영향으로 휴가철 일본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며 항공업계를 걱정하는 시전이 많아졌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아직 절망의 단계는 아니다. 일본 대신 제주도와 싱가포르, 대만 등의 노선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9월 1~15일 전후 인천에서 출발하는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하는 항공기를 기존 에어버스 A330에서 A321, B767로 변경한다. A330은 최대 290여명을 태울 수 있지만 A321은 탑승 인원이 174명으로 116명 적다. B767 역시 250석으로 40여명 가량 탑승인원이 감소한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항공편의 좌석수를 축소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일본 여객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한 탓이다. 올 들어 일본 여객 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반일 감정이 본격화되면서 탑승률과 예약률은 5~10% 추가 감소했다.

대한항공도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에 대해 운휴에 들어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방에서 출발하는 일본 여객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신규 예약률까지 떨어졌다"며 "일본 수출규제가 일본 여행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노선 운항 재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LCC들도 일본 노선 공급과잉과 여행객 감소 등을 이유로 운항을 축소했거나 축소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8월 12일부턴 부산~오이타 노선, 9월엔 대구~구마모토 노선과 부산~사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진에어는 10월부터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매일 4회에서 3회로 줄인다.

이스타항공도 9월부터 부산~오사카·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에어부산은 9월부터 대구~나리타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대구~오사카 노선과 대구~기타규수 노선도 운항 횟수를 줄인다. 이들은 향후 추가 노선 조정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국내 항공사 큰손 일본 노선이 줄면서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악재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이 기간 동남아를 찾는 발길이 늘면서 항공업계의 새로운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권과 대만 항공권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38% 늘었다. 또 중국 마카오(33%),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129%) 등 근거리 해외 노선 매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도 많았다. 같은 기간 옥션 내 제주도 호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옥션 전체 국내 호텔 매출 증가율 87%를 웃돌았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G마켓은 오는 31일까지 '중화항공' 전 노선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일본 악재가 신규노선 확대와 기존 노선에 대한 꼼꼼한 돌아보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