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1만원 이하 수수료 면제 '빛좋은 개살구'

2018-12-13     홍미경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요기요'의 꼼수 수수료 정책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배달앱 업체들이 자영업자들과의 상생에 나섰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날로 거세지고,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율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배달앱 업체들이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식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적은 이른바 ‘꼼수’라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는 13일 1만 원 이하 주문에 대해 수수료를 없앤 이후 한 달 만에 1만 원 이하 1인분 메뉴 수가 대폭 늘어났다고 밝혔다.

요기요가 지난 한 달간 1인분 메뉴 신규 등록 현황을 집계한 결과 1만 원 이하 메뉴 수가 60% 늘어났다.

요기요는 "혼밥족 고객을 확보해 추가 수익을 내려는 음식점이 늘면서 1인분 메뉴가 늘어나고 있다"며 "요기요 내 주문 수수료 부담까지 사라지면서 이는 더욱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과연 그럴까.

먼저 배달앱 수수료 인하에 대해 외식업계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분위기다.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불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며 배달앱에 쏟아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일종의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배달앱에 등록된 대부분의 외식업체들이 별도의 배달료를 받고 있어 이를 포함할 경우 1만 원 이하 메뉴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모 분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김밥, 떡볶이 등 분식은 치킨, 피자에 비해 단가가 낮기 때문에 1인분 메뉴는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최소 배달 금액이 1만 5000원이 넘는 업체들은 사실상 수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요기요에서 1만원 이하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수준이다. 수수료 인하 이후 메뉴 수가 늘었다고 하지만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주문을 받고 싶어도 1인분 주문을 받지 못하는 음식점들이 많기 때문에 비중은 낮아지게 돼 있는 상황이다.

또 1만 원 이하 메뉴의 배달 수수료를 따져봤다. 앱에서 바로 결제할 경우 부과되는 외부결제수수료는 배달 앱 3사(배달의 민족ㆍ요기요ㆍ배달통)모두 3.3~3.85%다. 요기요는 3%다. 1만 원 기준으로 300원의 수수료가 면제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1만 원 이하 메뉴라면 300원도 채 되지 않은 수수료가 면제되는 셈이다. 300원도 어디냐는 의견도 있지만 300원도 안되는 수수료 면제는 '생색내기용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보다 앞서 통계 자체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난다.

요기요 측은 "지난달부터 1인 가구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1만 원 이하 주문에 대해서는 주문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며 "1인분 메뉴 주문 수가 전달보다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달간의 주문 수가 10% 증가했다는 뜻이다. 시행한지 겨우 한 달간 주문율 증가 수치를 가지고 주문 수수료를 면제한 덕에 1만 원 이하 주문수가 늘었다는 결과치는 통계의 기본을 무시하는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 10% 정도 증가한 수치를 가지고 수수료 면제가 가져온 결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적 흐름이기 때문에 시장 전반적으로 1인 가구를 위한 제품, 아이템, 서비스 소비는 급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10% 정도 상승한 수치는 전체 1인 가구의 소비 상승률을 따져보면 미미한 수치라는 것이 통계 업계의 설명이다.

한 유통 전문가는 "유통가에서 10% 정도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수치는 특별한 요인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흐름일 뿐"이면서 "수수료 면제 서비스 시행전과 후를 비교할 때 한 달 정도의 수치만으로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확행, 가심비 등 트렌드로 인해 스스로를 위해 소비하는 경향이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새로운 경제주체로 떠오른 1인 가구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 부진 속에 2인 이상 가구가 점차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1인 가구는 문화활동 등에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음식점들은 최소 주문금액을 최소 구간으로 설정해 소비자들의 반감을 줄여야 하는 고민과 동시에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배달료에 대한 부담까지 있어 적은 금액의 주문 매출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사장님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상생을 위한 노력의 첫걸음"이라는 요기요 강신봉 대표의 말은 누구를 위한 노력이고 첫걸음일까. 허울좋은 수수료 인하 뒤에 숨은 요기요 배달앱의 유통시장 점령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