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편의점 도시락 통해 본 '한국경제'
1인 가구 트렌드에 편의점 도시락 매출 급증…물가 지표 라면에서 도시락으로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과 시장 규모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편의점 도시락은 가성비 효과와 더불어 젊은 층을 넘어 다양한 연령층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0여년 전 전체 식품가격의 가격 상승의 기준이 됐던 라면의 효과를 이제 편의점 도시락이 대체한 셈이다.
편의점 도시락은 이제 단순히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유통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통계청 지표로 사용될 만큼 우리 경제의 물가지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락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5% 상승했다. 통계청이 공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39개 외식품목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라면이 외식물가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편의점 도시락에 내준 격이다.
도시락은 다른 외식품목에 비교해 가격이 싸고 편의점 등에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리며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특징과 관련이 있다.
핵심은 도시락 가격의 변동이 실물경제의 변화를 대변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실물경제의 변동도 파악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도시락 물가 상승 폭은 전체 같은 기간 외식물가 상승률(3.0%)의 두 배, 전체 물가 상승률(1.5%)의 4배를 웃돈다.
도시락 가격 인상요인을 따져 보면 고정변수를 제외하고 대체제와 보완제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가격 상승의 주요인은 임금 등의 문제가 고정변수로 남아 있는 상황에 다양한 가격 변수 중 원재료 값 상승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시락은 쌀, 나물, 김치, 고기 등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만큼 올해 농수산식품 원재료 값의 상승 했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더불어 도시락 가격 인상과 더불어 식품가격의 상승 등이 이뤄지며 주요 이용 고객인 청년층이나 고령 1인 가구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도시락 가격 강세의 원인으로는 최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원재료 값의 상승을 꼽은 통계청의 분석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좀 더 외연을 확장하면 편의점을 중심으로 도시락 열풍이 지속될 경우 인근 골목상권의 어려움도 점쳐 볼 수 있다.
실제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의 확대는 도시락의 대체제인 김밥·떡볶기 등의 분식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커지는 도시락 시장에 도시락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보완제 상품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유통기업들이 보완제 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도시락 시장이 확대 될수록 대기업들의 보완제 상품은 증가하는 반면 골목시장의 대체제 상품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경제 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간편식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이유와 이에 대한 중소상공인의 비난 여론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시대로 접어들며 편의점 도시락과 간편식 시장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경제논리로 대기업의 시장 장악력은 커지고 반면 골목상권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만 현재 편의점 도시락은 4대 대형 식품업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는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며 “결국 시장 규모가 커지면 라면의 경우처럼 민생식품으로 분류돼 대기업 역시 가격 상승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