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韓 H&B 시장서 발뺀 왓슨... 왜 아모레와 손잡았나

2019-02-18     차혜린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여성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H&B스토어 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CJ올리브영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업계 2위인 GS왓슨은 랄라블라(lalavla)로 이름을 바꾸고 공격적 출점을 선언했다. GS와 결별한 왓슨은 아모레퍼시픽과 손잡았다..

날로 확장되면 한국의 H&B스토어 시장에서 왓슨은 왜 발을 뺏을까.

가장 쉬운 답은 H&B스토어 시장점유율 1위 CJ올리브영에서 찾을 수 있다. CJ올리브영과 왓슨스는 각각 1999년, 2004년 H&B스토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리브영이 시장을 개척했지만 별 차이는 없었다. 왓슨스가 GS리테일과 손잡고 한국에 진출한 2004년까지만 해도 H&B스토어는 낯선 유통채널이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과 왓슨스의 매장도 각각 30여개, 70여개에 불과했다.

둘의 격차가 벌어진 건 H&B스토어의 황금기가 도래한 2010년 이후다. 올리브영은 H&B스토어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자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갔다. 2011년에는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좋은 목이나 왓슨스의 주변엔 올리브영이 있다’는 말이 나돈 것도 그 무렵이다.

매장수 차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올리브영은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H&B스토어 1위 자리를 고수한 반면 업계 2위인 왓슨스는 갈수록 쌓이는 누적 적자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업계 관계자는 “H&B스토어 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면서 “편의점 등 유통채널이 다양해져 H&B스토어 시장이 그렇게 독특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경쟁 또한 예년 같지 않다.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공룡이 이 시장에 뛰어든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업계 3위인 롯데쇼핑의 롭스(LOB’s)는 지난 3월 이태원에 100호점을 열었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운영하는 부츠(Boots)도 고급 브랜드와 자체상표(PL)제품을 강점으로 시장 점령을 위해 추격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 왓슨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한국 시장 대신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K-뷰티 시장으로 방향 전환에 나선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18일 세계적인 헬스 & 뷰티 리테일러 A.S 왓슨(A.S Watson) 그룹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신규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아시안 뷰티(Asian Beauty)의 남다른 가치를 가진 혁신적인 제품들을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A.S왓슨그룹의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마몽드와 려, 미장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안세홍 사장은 “A.S왓슨그룹과의 MOU를 계기로 양사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들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아모레퍼시픽은 더욱 많은 글로벌 고객 접점을 만들고, 고객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A.S왓슨그룹 말리나 응아이(Malina Ngai) 최고운영책임자는 "A.S왓슨과 아모레퍼시픽은 모두 검증된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글로벌 뷰티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다.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유통 플랫폼 파트너로 A.S왓슨을 신뢰해 준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상품과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