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조 식자재 유통시장을 잡아라...시스코에 도전장 던진 대상

2019-04-22     홍미경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이번 합병을 통해 제조와 유통의 핵심역량을 극대화해 향후 국내외 B2B 식품외식 사업을 주도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임정배 대상 식품BU 대표는 완전자회사인 대상베트스코 흡수합병의 목적의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변화하는 국내 식품외식 시장에서 단순 식자재 판매와 공급 등 전통적인 방식의 B2B 사업 구조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선제적 투자 진행으로 지속 성장을 향해 달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상이 재무구조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대상베스트코를 흡수합병 한다. 합병방식은 관계 법령에 따라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되며, 합병기일은 2019년 5월1일이다.

2010년 설립된 대상베스트코는 대상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식자재유통 전문기업이다. 20여개에 중소 식자재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외형을 크게 불렸지만 설립 이래 줄곧 영업 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재무구조 악화도 심화됐다.

대상에게는 애물단지일수 밖에 없는 대상베스트코를 인수합병한 이유는 뭘까.

대상 측은 “제조와 유통 영역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국내 식품사업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요구가 커지고 있는 B2B 식품사업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합병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제조기반의 대상과 유통기반의 대상베스트코가 각 사의 강점을 극대화 해 B2B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은 105조 원에 이르는 거대시장이다. 외식업체들은 갈수록 늘고 있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기업간 거래(B2B) 47조 원 시장과 기업과 소비자거래(B2C) 58조 원의 시장으로 나뉜다. B2B시장은 중소형 식당 등 외식업체들과 거래하고, B2C시장은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이 식자재를 구매해 소비자에게 곧바로 파는 구조다.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은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로 불린다. 절대 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대상베스트코 등 대기업 계열의 식자재 유통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5% 정도만 점유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상은 대상베스트코와의 합병을 통해 제조기반의 R&D와 외식마케팅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맞춤형 솔루션 중심의 외식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면서 "크고 작은 식자재 유통업체가 난립한 국내 시장에서 한국의 시스코(미국 최대의 식자재 유통기업)를 꿈꾸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대상은 대상베스트코와의 합병을 통해 2023년까지 B2B 사업부문에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합병 전 대상과 대상베스트코의 B2B 사업은 각각 5200억 원과 4800억 원으로 전체 1조원 규모다.

대상은 채널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조와 유통의 시너지를 확대해 사업효율성을 높이면 향후 5년 내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외식, 학교급식, 단체급식, 식자재 사업 외에 현재 검토 중인 신규 사업도 매출 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대상의 이번 합병은 향후 합병 계약서 체결, 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 이의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완료되며 합병에 따른 신주 발행과 합병교부금은 없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