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s 핀포인트] 자회사서 300억 횡령 '뒤통수'.... 지투알·HS애드

2019-05-22     박남철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LG그룹 계열 광고기업 지투알은 자회사인 HS애드에서 3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 정황이 포착되면서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투알은 1962년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의 선전실로 출범했다. 이후 1984년 LG애드를 설립해 종합광고회사로 출발했다. LG애드는 5년만에 1000억원대 취급액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취급액은 광고업계 성과지표 중 하나로 각 업체가 수주한 광고의 제작비, 수수료 등을 합친 금액이다.

승승장구하던 LG애드는 2002년 위기를 맞았다. 외환위기 여파로 LG그룹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광고사인 'WPP'로 매각됐다. WPP는 2004년 지주사인 지투알을 설립한 뒤 LG애드를 자회사로 운영했다. 2008년 3월에는 LG애드 사명을 HS애드로 변경했다.

같은 해 7월 LG그룹은 WPP로부터 지투알을 인수해 다시 한 번 광고시장에 진출했다. 동시에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사장)가 설립한 엘베스트도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그 결과 '㈜LG→지투알→HS애드·엘베스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이후 지투알은 국내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10년만 해도 4개에 불과했던 해외거점은 5년만에 25개로 늘었다. 소비자가 각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리테일 사업도 강화했다.

반면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투알은 중국, 영국, 베트남 등에서 수년째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네트워크 확보에 실패한 데다 환율 등의 영향이 더해진 탓이다. 특히 브라질법인은 자금 지원, 대출 등의 노력에도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투알은 종속회사인 HS애드 내부 조사에서 수년간에 걸친 자금 횡령이 발견됐다고 21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HS애드에서 내부조사 중 수년간에 걸쳐 자금 횡령사고가 있었음을 발견했다”면서 “횡령규모는 300여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확정규모는 경찰수사 결과가 특정되는 대로 재공시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 측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300억원 규모 횡령 소식에 지투알 주식은 장 오픈과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9시 16분 현재 지투알은 전 거래일 대비 10.15% 내린 7,700원에 거래 중이다.

자회사 횡령 이슈에 따른 손실과 기업 신인도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