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 블록체인 기술로 반등 엿본다 "

대형게임사 공세에 블록체인 기술, 게임 3종에 적용...국내 시장 정착하기엔 '시기상조' 지적도

2019-07-25     안세준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대형 게임사들이 PC게임에 이어 모바일 시장까지 장악하자, 한빛소프트가 의외의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바로 '블록체인' 사업이다. 한빛소프트는 불록체인 사업에 뛰어들며 암호화폐를 앞세운 틈새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당 산업이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로 성장 가능성이 낮은데다, 대형 경쟁사들이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앞서 갖추고 있어 국내 시장에 정착하기엔 불안 요소가 많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빛소프트, 블록체인 기술 게임 3종에 적용

지난 1일, 한빛소프트의 블록체인 플랫폼 브릴라이트는 메인 네트워크(메인넷)를 구축하고 게임 3종에 이를 적용키 위한 클로즈 베타(CBT)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테스트가 끝나는대로 국내 시장에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론칭해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브릴라이트 플랫폼과 연계된 게임이 출시되면 이용자들은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브릴라이트코인(BRC)을 얻을 수 있다. BRC는 브릴라이트와 연동된 모든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현금화도 가능하다. 브릴라이트와 손잡은 비게임업체의 웹툰, 글로벌 결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전지영 브릴라이트 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는 "현재 파트너십을 체결한 20여개 개발사들과 함께 동남아시아, 일본, 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 블록체인 기반의 역할수행게임(RPG), 소셜네트워크게임(SNG), 퍼즐 아케이드, HTML5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게임'으로 반등 노려

골수 게임회사인 한빛소프트는 왜 블록체인 사업에 주력하고 있을까. 이는 한빛소프트 등 중소게임사가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과 같은 대형게임사의 공세에 밀려 존폐위기까지 내몰렸기 때문이다.

리니지 등 특정 IP 기반 MMORPG 게임에 이용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반등을 꾀하기 위해선 개발 및 마케팅비를 포함해 수백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마저도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사장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중소게임개발사 입장에선 생존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대형게임사 대부분이 진출을 머뭇거리고 있어 틈새시장으로 남아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한빛소프트는 수년간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역경을 견뎌왔음에도 해외에서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모바일 MMORPG의 경우 국내 대형 게임사가 장악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한빛소프트가 이들과 경쟁하기 보다 색다른 사업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능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정부 규제에 대형 게임사 추격↑

한빛소프트가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허울뿐인 게임'으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암호화폐를 게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위는 지난해에도 암호화폐 유통이 접목된 게임 '유나의 옷장 for kakao'에 대해 등급 재분류 판정을 내렸다. 게임 화폐를 자유롭게 환전해 현금화할 경우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등급 재분류는 게임 유통의 초기 단계로 돌아가는 판정인 만큼 사실상 금지 처분을 내린 셈이다.

이에 따라 한빛소프트도 블록체인 게임 출시와 동시에 제재의 철퇴를 맞는 건 아닐지 우려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암호화폐 활용 게임이 설사 허용되더라도 한빛소프트가 국내시장에 주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압도적인 자본망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한빛소프트의 블록체인 게임을 따라잡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맞지만, 이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것은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판단된다"며 "정부의 규제와 대형 게임사들의 견제도 예상되는 만큼 출시 일정에 보다 신중한 판단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