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매장 강화 나선 백화점업계 숨은 배경은?

2018-12-13     차혜린
콘란샵메릴본매장내부전경/제공=롯데백화점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소비자는 줄고 가구나 생활용품 등 리빙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입고(衣) 먹는 것(食)만큼 머무는 공간(住)을 편하고 예쁘게 꾸미려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리빙 상품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했다. 해외(5.8%), 식품(2.3%) 순으로 신장했다. 이에 반해 패션 부문 매출은 여성복(-4.0%)을 비롯한 전복종이 부진했다. 현대와 신세계 백화점의 리빙 매출 신장률도 연 10~20%에 달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리빙 시장 규모는 8년 전에 비해 두 배 성장한 12조 5000억 원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침구 등 집안을 꾸미는 홈퍼니싱 시장이 백화점업계 신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백화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백화점 매장 구성과 품목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리빙과 식품군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천호점리빙관

현대백화점은 올초 천호점 리빙관을 5300㎡(1600평) 규모로 확장해 재개관했다. 기존 1개 층이던 매장을 2개 층으로 개편하고 면적도 2배나 늘렸다. 이곳에 국내 최초 맞춤형 제작가구 편집숍인 '비스포크 스튜디오', 백화점 최초 침구맞춤 매장인 '듀벳바' 등을 운영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1월 국내 중견가구 업체 까사미아를 깜짝 인수했다. 지분 92.4%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부산 센텀시티점에 국내 최대 규모인 9300㎡(2800평) 생활전문관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리빙 전문 자체브랜드(PB) 편집숍인 ‘살림샵’을 선보였다. 천연소재 아이템부터 자연친화 리빙 브랜드, 온라인 브랜드 등 입점을 통해 기존 매장과 차별화했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더콘란샵(The Conran Shop)을 오픈, 차별화에 나선다. 2019년 하반기, 강남 상권에 약 2314m²(약 700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한다. 더콘란샵은 1974년,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테런스 콘란(Terence Conran)’ 경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현재 영국, 프랑스, 일본 3개국에 총 10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롯데백화점 유형주 MD개발부문장은 “국내에 수많은 리빙 편집숍들이 운영중이지만 더콘란샵은 고유의 디자인과 감성을 바탕으로 타 편집숍들과 차별화되어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2019년 하반기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며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는 등 리빙 시장 규모는 물론이고 질적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