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디저트·립스틱... 불황속 스몰럭셔리 '위로·힐링'?

2018-12-17     홍미경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장기적인 불황과는 반대로 디저트 시장은 '달콤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디저트 열풍의 이유에 대해 유통업계는 한마디로 ‘나를 위한 작은 사치’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밥보다 비싼 디저트에 망설임 없이 돈을 쓰는 현상은 작은 사치,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로 설명된다. 스몰 럭셔리는 고가의 명품의류나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군의 제품 가운데 최고급을 소비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소비 경향이다.

대표적 사례로 경기가 어려울 때 명품의류에 비해 저렴한 립스틱을 통해 사치를 누리는 ‘립스틱 효과’가 있다. 립스틱 효과란 경기가 불황일 때 립스틱과 같은 저가 화장품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경제가 불황인 상황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감을 줘서 정서적 효용을 높이는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끌게 되는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립스틱을 비롯해 고급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은 밥값보다 비싸지만 명품가방이나 옷보다 매우 저렴하다"며 "고급 디저트를 먹으면서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가 디저트의 인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스몰 럭셔리의 주요 소비자는 누구일까?

유통업계는 주로 30대 이상으로 가처분소득이 많은 싱글족과 소위 ‘397세대’(30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들이 스몰 럭셔리 소비의 주축인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저트 고객의 40%가 30대"라며 "이들은 어학연수와 유학 등을 통해 외국에서 디저트를 먹은 경험이 많은 세대"라며 "30대 이상 가운데 미혼이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가 없는 2인 가구일수록 스몰 럭셔리 구매 성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가구 구성원 수별로 전체 수입에서 가처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경우 수입 가운데 가처분소득 비중이 32.9%에 이르렀다. 이는 3~4인 가구(가처분소득 비중 17.2%)보다 소비 여력이 두 배 가까이 큰 것이다.

곧 100만 원을 벌면 3~4인 가구는 17만 2천 원 정도를 소비에 지출하지만, 싱글족은 33만 원이나 쓰는 것이다.

게다가 단맛의 디저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심리가 더해졌다.

백화점 식품관 관계자는 “프리미엄 디저트 소비자들이 '기껏 돈 벌어 이런 즐거움도 누리지 못한다면 뭐 하러 일을 하지'라는 생각으로 고가 디저트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저트 열풍은 호텔이나 백화점뿐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에도 불고 있다.

롯데마트는 고객들이 집에서도 제대로 된 한 끼와 근사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혼디족을 위한 디저트’를 출시하는 등 디저트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컵케이크 형태의 '스윗허그 떠먹는 티라미수'는 레이디핑거 시트를 사용하고 마스카포네 크림치즈를 넣어 부드러움을 극대화시켰을 뿐 아니라, 에스프레소 시럽을 사용한 커피향이 일품이다.

또 슈의 겉 부분을 쿠키로 덮어 슈가 눅눅해지는 단점을 보완하고 크리스피한 식감을 살린 '스윗허그 쿠키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커스터드 크림과 생크림을 황금 비율로 조화시켜 부드러움을 극대화했다.

유지방 함량 36% 이상의 생크림을 사용하고 설탕이 아닌 연유로 맛을 내 뒷맛이 부드러운 ‘스윗허그 생크림롤’도 오는 1월 10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이하림 롯데마트 디저트 MD는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등장한 가치 소비 트렌드가 디저트 시장을 지속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혼자 디저트를 즐기는 혼디족들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 등 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며 향후에도 지속 상품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