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시세] 금값, 올해만 54% 폭등… HSBC “주식 강세여도 더 오른다”

2025-11-26     최소연 기자
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최근 변동성 속에서도 금 가격이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HSBC의 로돌프 본 통화·원자재 전략가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더라도 연준은 완화적 기조로 이동할 것”이라며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 금 가격의 추가 상승은 더욱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전략가는 HSBC의 ‘Think Future 2026’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금은 연초 대비 약 54% 상승하며 역대 가장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며 “이 상승세는 단기적 투기 수요가 아니라 중앙은행·금 ETF·개인투자자의 구조적 수요 확대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금 시장을 끌어올린 핵심 주체는 각국 중앙은행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외환 보유고 다변화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중앙은행의 금 매입 속도는 수년래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본 전략가는 “중앙은행은 금을 외환 리스크에 대한 ‘최후의 안전판(safe haven)’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달러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금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대체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의 금 선호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지정학적 갈등 심화가 맞물리면서 금 ETF·금 현물 투자 흐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은 금을 통해 글로벌 자산군 전체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안정시키고자 한다”며 “주식·채권 어느 곳에서도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환경에서 금의 ‘회복력’이 다시 강조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본 전략가가 주식시장 강세와 금 가격 상승이 동시에 가능하다고 진단한 대목이다.

그는 “과거에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흐름이 상반되는 국면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구조가 달라졌다”며 “연준이 성장 둔화를 우려해 완화로 이동하면, 주식과 금이 동시에 지지력을 확보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약세가 본격화할 경우 금 가격은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올해 금 가격을 밀어 올린 핵심 변수는 단연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였다”며 “이 변수는 앞으로도 금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HSBC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금 가격이 강한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의 유동성, 글로벌 투자 접근성, 중앙은행의 신뢰도 등이 결합되면서 다른 자산군 대비 안정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본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금은 상당한 난기류 속에서도 회복력을 입증해 왔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중요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이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에 서는 가운데, 향후 중앙은행의 추가 매입, 연준의 정책 방향, 달러 흐름 등이 금 가격의 향방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