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정부 공무원 당직제 폐지 환영”…AI 당지기 성과 입증

지난해 8월 도입 후 예산 90% 절감·민원 효율성 제고

2025-11-25     오해준 기자

광주시가 정부의 국가공무원 당직제 폐지 방침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지난해 선제적으로 도입한 인공지능 당직 시스템의 성과를 강조했다.

광주광역시는 인사혁신처가 국가공무원 당직제도 전면 개편을 담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에 대해 “인공지능(AI)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환영한다고 25일 밝혔다.

강기정 시장이 지난해 8월 1일 시청 당직실에서 '당직 송별행사'에 참석해 마지막 당직 근무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광주시는 앞서 지난해 8월 특·광역시 최초로 당직제를 전면 폐지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당직민원 응대 시스템인 ‘AI 당지기’를 도입해 행정혁신을 선도해왔다. AI 당지기란 야간이나 휴일에 접수되는 당직 민원을 인공지능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응대하고 내용을 담당 부서나 관련 기관에 전달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광주시가 운영 중인 AI 당지기는 전체 당직 민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단순 민원을 시스템이 직접 처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야간근무와 다음날 발생하는 업무공백을 해소했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행적 당직 근무의 비효율을 없애고, 야간 및 휴일 민원 대응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로 꼽힌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가 1년여 전 먼저 걸었던 길을 이제 정부가 따라 걷고 있다”며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던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당직제 폐지가 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운영 성과도 뚜렷하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AI 당지기가 응대한 민원은 총 2만9057건에 달하며, 이 중 83%인 2만4108건을 시스템이 직접 처리했다. 직원이 직접 대응해야 했던 야간 유선전화 민원은 하루 평균 20건에서 10건으로 50% 줄어들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예산 절감 효과도 컸다. 기존 9000만 원에 달했던 당직 수당은 AI 당지기 도입 이후 900만 원으로 줄어 90% 가까운 예산을 아꼈다. 광주시는 앞으로 사투리 억양 및 발음에 따른 인식 오류를 최소화하고 재난 등 긴급상황에 작동하는 별도 대응 시스템 추가를 검토할 계획이다.

강기정 시장은 “정부의 당직제 폐지 방침은 인공지능 시대에 광주가 선도적으로 이끈 행정 혁신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불요불급한 업무를 개선해 공직자의 본연 역할인 시민 행복과 광주의 더 큰 변화를 위한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