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충남대 연구팀, 세계 최고 수준 유기 열전소재 개발

2025-11-25     홍인식 기자
(왼쪽부터) 성균관대 강보석 교수, 한태웅 석사과정생, 김회민 박사과정생, 충남대 이재원 교수. 제공=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와 충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유기 열전소재’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린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에 게재되며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열전소재는 체온이나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전기로 변환해 전원 없이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무기물 기반 소재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단단하고 독성이 있으며, 고온·고난도 제조 공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플라스틱처럼 유연한 유기 소재는 웨어러블 기기나 휘는 전자기기에 적합하지만, 성능 향상을 위한 도핑 과정에서 소재 구조가 쉽게 손상되는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기 열전소재의 분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했다. 전기전도도를 높이기 위한 ‘첨가 물질(도판트)’가 소재와 자연스럽게 혼합될 수 있도록 고분자 사슬에 물과 친한 성질을 지닌 곁사슬을 비대칭 형태로 배치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도핑량이 많아도 구조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분자 단위에서 전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정교하게 조절해 성능 최적화 전략을 마련했다.

그 결과 새로 개발된 고분자 소재는 기존 유기 소재의 한계를 크게 뛰어넘는 전기전도도와 열전 성능을 달성했다. 특히 561.9 µW/mK²의 파워팩터를 기록해 유기 열전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강보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연한 열전소재의 구조적 안정성과 전기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원 공급을 돕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성균관대·충남대 대학원생과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