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DAT 꿈, 시장 폭락에 무너졌다… 중화권 억만장자들 전략 철회

2025-11-24     최소연 기자
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냉각 속에서 중국 암호화폐 업계의 거물들이 수개월간 준비해온 5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디지털 자산 재무(DAT) 기업 설립 계획이 결국 보류됐다.

23일(현지시간) 시장 회복을 기다리며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프로젝트는 후오비 창업자 레온 리 린, 해시키 그룹의 샤오펑, 메이투 공동 창업자 마이크 차이웬셩, 그리고 펜부시 캐피털의 보셴 등 중화권 암호화폐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의기투합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이들은 이더리움 투자 특화 DAT 회사를 세우기 위해 총 5억 달러를 모으는 계획을 연초부터 추진해 왔다.

프로젝트는 이미 1억 1천만 달러의 초기 자본 약정까지 확보하며 본격 실현 단계로 진입하는 듯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Strategy 같은 기업이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로 주목을 받았고, 이러한 모델은 DAT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 왔다. 그러나 정작 홍콩 규제 당국이 DAT 모델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프로젝트는 제도적 발목을 잡혔다.

여기에 더해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급락이 결정타가 되었다. 비트코인은 10월 6일 12만 6272.76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6주 만에 가파른 조정을 거치며 한때 9만 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이더리움 역시 힘을 쓰지 못한 채 기사 작성 시점 기준 3000달러 미만에서 횡보하고 있다.

프로젝트 추진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DAT 모델은 상승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만, 현재와 같은 냉각기에는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신뢰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DAT 기업은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았지만,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금 조달이 벽에 부딪힌 셈이다.

홍콩 당국의 보수적 규제가 또 다른 장애물로 작용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관의 자산 보유 구조를 다양화하는 DAT 모델이 확산되고 있지만, 홍콩은 여전히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아시아 시장 내 DAT 생태계 구축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계 암호화폐 엘리트들이 추진한 이더리움 DAT 프로젝트는 이번 보류로 인해 상당 기간 재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시장 상황이 반전되면 다시금 협력 체계를 가동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언제나 급등락을 반복하며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왔지만, 이번 조정 국면이 DAT 기업에 미친 충격만큼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