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UAE서 귀국 직후 HD현대 찾아 "조선·해양 AI 대전환"
HD현대·UNIST 등 5개 기관 참여…조선·해양 산업 AX 본격화 규제 샌드박스·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지원 강화
정부와 산업계·학계가 조선·해양 산업의 인공지능(AI) 전환(AX)을 본격화하기 위해 손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부는 20일 판교 HD현대글로벌R&D(연구개발)센터에서 UNIST(울산과학기술원)·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로보틱스·울산대 등 5개 기관과 조선·해양 산업 AI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박종래 UNIST 총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대표, 정영근 HD현대로보틱스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국내 조선·해양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산학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조선·해양 산업에 특화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관련 연구·데이터 역량을 결집해 AI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5개 기관은 협약에 따라 ▲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조선·해양 산업의 디지털 전략자산 공동 창출 ▲ 데이터 생태계 구축 등 산업 지식·데이터 기반 산업 경쟁력 강화 ▲ 전문 인력 양성 ▲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 등을 공동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AI 기술 적용 연구개발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데이터 수집·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실질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아울러 UNIST 등 지역 과학기술원이 조선·해양 등 지역 특화 분야에서 AX 혁신과 핵심 인재 양성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 투자, 교원 확충, 인프라 첨단화도 추진한다.
산업부는 용접·도장 등 고숙련 작업자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AI 자동화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 개발과 함께 AI를 활용한 중대형 블록 생산 자동화, 야드 내 물류 자동화 최적화 공법 및 장비 개발 등 AI 자율 운영 조선소 실현에 필요한 피지컬 AI 기술을 제조 AX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업계와 단계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마치고 귀국 직후 협약식에 참석한 배 부총리는 "UAE에서 방산, AI, 조선 등 8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논의가 있었다"며 "정상회담 이후 비공식 자리에서 '피지컬 AI 항만'을 UAE에 짓자는 얘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내 NPU 업체들을 UAE에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해 단순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워킹그룹을 바로 구성하기로 했다"며 "G42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조 AX, 피지컬 AI 강국을 지향하는 만큼 대표적인 실증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성공 사례가 쌓이면 국내 인재가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해외 유학생·외국인 인재도 한국에 오고 싶어 할 것이므로 정부도 끝까지 지원·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배 부총리는 "현재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겪고 있는 국내 조선·해양 산업에 있어서 오늘 협약이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잡는 중요한 발판이 될 뿐만 아니라 AI 대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축사에서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전통 제조업은 AI를 중국보다 더 빠르고 정밀하게 접목해 원가 절감과 선박 연비 개선 등 실질적 결과를 조속히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전환은 기업 단독으로 할 수 없는 만큼, 개발 중인 소버린 AI가 중국·미국 모델과 성능·경량화·가격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길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