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기관, 삼성전자에 1700억 쏟아부었다...엔씨소프트·현대로템은 집중 매도

2025-11-20     최소연 기자

 

기관투자자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 기술주 중심의 강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글로벌 금리 정점 통과 기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기관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나란히 순매수 상위 1·2위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단일 종목 중 가장 높은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근 해외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메모리 가격 상승 전망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가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삼성전자우, POSCO홀딩스, 삼양식품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POSCO홀딩스는 2차전지 소재 부문 경쟁력 강화 기대, 삼양식품은 해외 라면 수출 호조 전망 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화장품·소비재 업종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순매수 최상위권에 오르며 투자 심리 회복을 보여줬다.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 파라다이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삼성중공업, GS피앤엘 등의 종목이 순매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경기 민감주에 대한 기관의 선제적 비중 확대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NAVER, 삼성전기, KB금융, CJ, 두산, 셀트리온, 신한지주, 한국항공우주 등 IT·바이오·금융·방산 업종 전반에서 기관 자금이 고르게 들어온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증시 전반에 걸쳐 리밸런싱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기관은 엔씨소프트, 현대로템, SK스퀘어, 효성중공업, LG화학 등을 순매도했다. 최근 실적 변동성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의 현대차, ICT 업종의 이수페타시스, 방산주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 외에도 삼성SDI, 더존비즈온, SNT다이내믹스, 한미약품, LG이노텍, HD현대미포, LS, SK텔레콤, 미래에셋증권, SK바이오팜, HD현대일렉트릭, 코웨이 등 주요 업종 대표주들이 순매도 종목군에 포진했다. 이는 단기 차익 실현과 업종별 변동성에 대비한 수급 조정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기관 매수 흐름이 연말로 갈수록 더욱 강해질 가능성을 점친다.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2차전지, 방산, 소비재 등 다양한 업종에서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대형주 중심의 상승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수가 지속되는 흐름은 내년 IT 사이클 회복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며 “기관의 연말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