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관, 파마리서치·에이비엘바이오 집중 타깃… 자금 흐름이 달라졌다

2025-11-20     최소연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 20일 기관 투자자들이 선택한 종목은 뚜렷했다.

외국인과는 달리 기관은 바이오·신약 개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매수를 강화 동시에 로봇·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대한 매도도 병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순매수 1위는 파마리서치로, 기관은 205억 원이 넘는 자금을 집중 투입했다. 의료 미용·재생 분야에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이 수급 선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다. 기관 순매수 대금은 174억 원에 달하며, 이중항체 플랫폼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적 진전과 의약품 수출 기대감이 매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역시 신약 개발 기업인 오스코텍도 141억 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기관이 이날 바이오 업종에서 보여준 매수 강도는 최근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확실한 모멘텀을 가진 종목만 선별하는 전략적 매매로 해석된다.

바이오 외에도 코스닥 서비스·IT 기업에 대한 기관의 관심도 이어졌다. 글로벌텍스프리는 69억 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받았으며, 관광·면세 수요 회복 국면에서 안정적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기술 기반 기업 씨엠티엑스, 부동산·개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서부T&D 역시 각각 68억 원, 57억 원 순매수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밀 측정 장비 기업 파크시스템스도 50억 원 이상 매수되며, 반도체 및 패키징 검사 라인 구축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평가받았다.

반도체 패키징 장비 업체인 한양디지텍 역시 기관의 관심을 받았다. 45억 원 규모의 매수가 들어오며 단기 실적 호조 기대를 반영했다. 슈퍼커패시터 제조기업 비나텍과 모터·감속기 전문 에스피지도 꾸준한 순매수가 이어졌다.

기술 기반 기업들 가운데서는 리노공업, 에스엠, 클래시스, 펩트론, 보로노이, 지투지바이오, 비에이치아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투셀, 에코프로비엠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스엠과 의료 미용 장비 기업 클래시스가 함께 순매수 목록에 오른 점은 기관이 단기 모멘텀과 중기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했음을 보여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산업용·협동 로봇 수요 확대 기대감이 기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에서는 올릭스가 87억 원 매도되며 1위에 올랐다. RNA 기반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장성은 인정받지만 최근 단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수요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익IPS는 85억 원 규모로 2위 매도 종목이었으며, 반도체 장비 업종의 업황 불확실성이 매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로봇과 장비 기업에 대한 기관의 매도 기조도 뚜렷했다. 로보티즈는 68억 원, 테크윙은 63억 원, 유진테크는 59억 원, 하나마이크론은 57억 원, HPSP도 49억 원 매도가 발생했다. 반도체·장비 분야는 경기 민감도가 높은 만큼, 기관 자금이 단기적으로 방어적 성격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업종에서도 일부 종목은 기관의 매도 타깃이 됐다. 알테오젠은 37억 원이 순매도됐으며, 실리콘투, HLB, 피에스케이, 코미코, 한라캐스트, 코아스템켐온, 동진쎄미켐, 브이티, 덕산네오룩스, 에코프로, 티에스이, 태광 등도 매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아스템켐온은 단 하루에 28억 원 이상 순매도되며 기관 매도가 집중됐다.

기관 수급 흐름을 정리해보면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첫째, 파마리서치·에이비엘바이오·오스코텍 등 신약 개발 기업 중심의 바이오 강세 매수. 둘째, 서부T&D·글로벌텍스프리 등 서비스 및 안정적 성장주에 대한 선별적 자금 유입. 셋째, 반도체 장비·로봇·2차전지 등 일부 성장 섹터에 대한 단기 조정 성격의 매도 확대다.

코스닥 시장이 연말을 향하며 수급 흐름에 민감해지는 가운데, 기관의 자금 이동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가 될 전망이다. 매수와 매도 종목이 뚜렷하게 갈리며 선별 전략이 강화된 만큼, 향후 기업별 실적 모멘텀과 기술 경쟁력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