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외국인, 펩트론·알테오젠 사고 심텍·티엘비 팔았다
코스닥 시장에서 20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바이오와 첨단소재, 반도체·로봇 등 성장섹터 중심으로 대거 매수세를 보이며 시장 흐름을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종목은 펩트론으로, 외국인 순매수 대금이 578억 원에 육박했다. 펩트론은 단백질 기반 약효 지속형 플랫폼을 보유한 전형적인 기술 성장주로, 외국인의 집중 매수는 바이오 업종 내 특정 기술력 기업에 대한 선별적 베팅을 시사한다.
코스닥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수세가 들어온 종목은 알테오젠이었다. 426억 원 규모의 순매수로 상위권을 차지하며,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 전략에 반영된 모습이다.
이어 비에이치아이, 리가켐바이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등 바이오·신약 개발 기업들이 대거 순매수 상위에 포진했다. 외국인은 이날 바이오 업종에서 대형주부터 임상 단계 기업까지 폭넓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2차전지·첨단소재 분야에서는 에코프로, 실리콘투, HPSP, 보성파워텍 등이 매수세를 확인했다. 에코프로는 리튬·배터리 핵심 소재 기업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 수혜주로 꼽힌다. HPSP는 반도체 공정 장비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이어졌다.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기대가 반영된 보성파워텍도 높은 순매수 대금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서비스·IT 분야에서는 글로벌텍스프리, 서부T&D, 코나아이, 삼천당제약, 인투셀 등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받았다.
글로벌텍스프리는 면세 환급 서비스 기업으로 중국 관광객 회복 기대감의 직·간접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서부T&D는 도심 개발 및 부동산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성장성이 매수 배경으로 꼽힌다.
로봇·기계·부품 분야에서도 외국인의 선택이 뚜렷했다. 에스피지, 로킷헬스케어, 앱클론 등의 종목이 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의료기기·정밀로봇 기술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올릭스와 에이비엘바이오, 보로노이 등 RNA·항체 기반 신약 개발 기업들 역시 꾸준한 매수세를 확인했다.
한편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순매수와 결이 완전히 달랐다. 가장 많은 매도 대금이 나온 종목은 심텍으로, 425억 원을 넘는 규모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반도체 PCB 공급 체인의 변동성과 수출수요의 단기 조정이 외국인의 매도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티엘비, 파마리서치, 디앤디파마텍, 로보티즈 등이 이었다. 로보티즈의 경우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산업 성장성이 높지만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며 매도세가 유입된 모습이다.
반도체 장비·부품 기업인 하나마이크론, 한양디지텍, 필옵틱스, 켐트로닉스, 테스 등도 외국인의 주요 매도 타깃이 됐다.
정밀 측정 장비 기업 파크시스템스, 신약 공동개발 기업 오스코텍, 지주회사 성격의 원익홀딩스, 반도체 장비주 유진테크, 엔터테인먼트 대표주 에스엠 등도 외국인의 매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어 오름테라퓨틱, 프로티나, 원익IPS, 하나머티리얼즈, 피에스케이홀딩스가 순매도 상위 20위권을 채웠다.
이번 외국인 수급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드러낸다. 첫째, 펩트론·알테오젠·리가켐바이오·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에이비엘바이오·올릭스·보로노이 등 바이오 업종 내 선별적 집중 매수가 확인됐다.
둘째, 에코프로·HPSP·보성파워텍 등 2차전지 및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에서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셋째, 매도 측에서는 심텍·티엘비·하나마이크론·한양디지텍 등 반도체 관련주와 파마리서치·디앤디파마텍 등 바이오 종목들이 동시에 빠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외국인은 같은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 성장 가능성과 수급 안정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고 파는 전략적 매매를 펼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