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접근성이 ‘집값’ 가른다…연내 이천·울산·창원 분양 단지 ‘주목’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라도 대기업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경우 비교적 최근 입주한 아파트보다 높은 매매가격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지역 내 대표성과 상징성을 갖는 만큼 인접 단지가 전반적인 인지도 향상과 이미지 개선 효과를 얻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와 가까운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신나무실극동·풍림아파트(1999년 9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7억1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달 거래된 수원역 해모로(2015년 7월 입주) 전용 84㎡의 6억4,500만원(11층)과 수원역 센트럴 어반시티(2015년 7월 입주) 전용 84㎡ 6억1000만원(10층)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나무실극동·풍림이 삼성디지털시티와의 거리가 약 1km 내외로 접근성이 우수한 데 비해, 해모로·센트럴 어반시티는 3km대 거리로 다소 떨어져 있는 점이 가격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와 롯데정밀화학 등이 위치한 울산 남구 삼산동 삼산아데라움(2005년 2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 10월 12층이 5억6700만원에 거래돼 같은 기간 우정혁신도시 에일린의뜰 3차(2014년 7월 입주) 거래가 5억2800만원(17층)을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아데라움의 대기업 인접성이 가격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대기업 접근성이 우수한 단지들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 3월 분양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과의 인접성이 부각되면서 평균 17.4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9월 분양한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가 14.36대 1, 10월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구미’가 8.8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재건축 기대감도 있지만, 집값을 가장 견고하게 떠받치는 요소는 대기업과의 접근성”이라며 “입지 자체가 한정돼 있어 대기업 인접 신규 단지 공급이 쉽지 않은 점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마침 연말에는 대기업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신규 분양도 이어져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
금성백조는 12월 경기 이천시 중리택지지구 B-3블록에 짓는 ‘이천 중리 B3블록 금성백조 예미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선시공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된다. 지하 2층~지상 20층, 12개 동, 전용 59·84㎡ 총 1009가구 규모로 2026년 입주 예정이다. 단지는 SK하이닉스, OB맥주, 하이트진로, 사조씨피케이 등 주요 생산시설과 가까우며, 향후 GTX-D(예정), 반도체선(계획) 확충이 예정된 경강선 이천역이 약 1km 거리에 위치한다. 단지 앞에 중리초(2026년 3월 개교 예정)가, 인근에는 이천과학고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12월 울산 남구 야음동에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6층~지상 44층, 6개 동, 아파트 631가구(전용면적 84~176㎡)와 오피스텔 122실(전용면적 84㎡) 등 총 753가구로 조성된다. 단지 주변에 현대자동차, 롯데정밀화학, 대한유화 등 대기업 생산시설이 들어서 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선암호수공원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2월 울산 중구 반구동에서 ‘태화강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6개 동, 전용 84㎡ 704가구 규모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생산시설 접근성이 뛰어나며, 태화강·동천강 수변 환경과 KTX 태화강역 이용도 편리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달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에서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를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33층, 12개 동, 전용 59~103㎡ 총 1509가구 중 59㎡ 3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2026년 입주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전자 스마트파크 등 창원국가산업단지로 이동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