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 한국타이어 두 전문경영인 ‘투트랙’ 리더십 빛났다

3분기 영업이익 5859억원…전년동기比 25.6% 증가 안종선 운영 총괄·이상훈 세일즈 투트랙이 성과 견인 고인치제품·전동화 전략에 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한온시스템 인수, 美 테네시 공장 증설 등 배경 꼽혀 중국·유럽·북미 등 전역 고인치 제품 수요 확대 확인

2025-11-19     최수연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안종선 대표이사 사장과  이상훈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그룹 회장의 공백 속에서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지난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전문 경영인 안종선 대표이사 사장과 이상훈 대표이사 사장이 공동으로 경영을 분담하는 투트랙 체제를 구축하고 한국타이어를 이끌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 확대라는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전략이 실적을 견인했고, 북미 관세 완화와 테네시 공장 증설이 맞물리며 글로벌 성장 동력도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자회사인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업체 한온시스템의 경영 정상화 속도까지 더해져 증권가와 업계는 내년을 더 기대하고 있다.

◆ 3분기 타이어 부문 매출액 2조7070억원

19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연결 경영실적 기준 매출액 5조4127억원, 영업이익 58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24.6% 증가한 수치다. 

타이어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2조7070억원, 영업이익은 10.4% 증가한 5192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매출 중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47.4%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p) 증가했다. 또 승용차∙경트럭용 신차용 타이어 매출액 중 전기차 타이어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증가한 27%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교체용 시장 판매 및 신차용 타이어 공급 증가와 함께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 확대로 매출액이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재료비와 운임비 감소 등을 통해 미국 자동차 부품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글로벌 실적과 순위. 자료=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제공.

◆ 3분기 해외시장 회복·고인치 중심 질적 성장 확인

한국타이어는 1941년 설립된 이래로 지역본부 7곳, 해외법인 39곳, 연구개발(R&D) 센터 5곳, OE(신차용) 오피스 5곳, 생산기지 8곳(5개국)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운영되고 있다. 주요 생산기지로는 한국의 대전·금산 공장과 중국의 강소·중경·가흥 공장, 인도네시아 공장, 미국 테네시 공장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24년 글로벌 매출 9조4119억원과 영업이익 1조7622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타이어 매출 7위를 차지했다. 유럽에서 매출 비중이 42.1%로 가장 컸으며 이어 북미(미주) 21.0%, 중국 16.0%, 한국 11.3%, 중동·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이 9.7%를 차지해 유럽 중심의 매출 구조가 지속됐다.

3분기 해외 타이어 부분 실적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중국·유럽·북미 시장에서 고인치 제품 비중이 확대됐고 OE(신차용)는 주요 전기차 브랜드 중심의 수요가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이 221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고인치 제품 비중이 65.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내수 기저 완화에 따른 RE(교체용) 회복과 신규 대리상·O2O(온오프라인 연계, Online to Offline) 확대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유럽 시장은 3분기 매출 1조19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성장했으며 고인치 비중이 39.6%로 상승해 계절상품과 올웨더 제품의 안정적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북미에서는 RE 수요 둔화에도 고인치 제품 비중 확대가 판매 믹스 개선에 기여했다. 한편 테네시 공장 증설을 통해 공급 안정성과 물류 효율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미국 테네시공장 전경.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북미 공급 역량 강화

한국 정부와 미국은 지난 14일 양국 간 합의의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최종 확정하며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로 그동안 적용되던 대미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지며 자동차와 부품 수출 비용 부담이 완화됐다.

한국타이어는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주력해 향후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다. 특히 북미 테네시 공장을 증설하면서 2026년 까지 생산능력을 기존 550만본에서 1200만본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테네시 공장은 2017년 준공 이후 승용차용 타이어를 주로 생산해온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생산 거점이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부터 이 공장에 대규모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2단계 증설에는 트럭·버스용 상용차 타이어 생산라인이 포함돼 약 100만본 규모의 상용차용 타이어가 신규로 생산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공장 증설로 북미 시장 내 공급 안정성과 물류 효율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다각적 생산 기반은 지역별 수요 변동에 대응한 공급 안정성 확보와 물류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각 권역의 생산기지와 현지 법인을 통해 제품 공급력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개발센터와의 협업으로 전동화·고인치 등 전략 제품군의 개발과 현지 맞춤형 공급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사 대비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를 확대해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 50개 자동차 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파트너 브랜드에는 포르쉐·메르세데스·BMW·아우디 등 유럽의 프리미엄 제조사와 토요타·혼다·닛산 등 아시아 주요 완성차, 포드·제너럴모터스·스텔란티스 등 북미의 완성차 업체가 포함돼 있다. 

◆ 안종선·이상훈 공동대표 전략으로 실적 반등 견인

한국타이어의 최근 실적 개선은 공동 대표 체제 아래 안종선 사장과 이상훈 사장의 전략적 역할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안종선 한국타이어 사장은 사장 겸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공동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 3월 26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특히 안종선 사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에서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 전략을 주도해온 이력의 소유자다. 2021년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 사장 겸 에너지솔루션(ES) 사업본부장을 맡아 혁신 과제를 이끌었으며, 2022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고부가가치 납축전지인 AGM(Absorbent Glass Mat) 배터리 등 프리미엄 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과 내실 경영을 동시에 달성했다. 그는 업계 현장과 그룹 차원의 경영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구매·생산·품질 등 글로벌 혁신 부문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이상훈 사장도 사장 겸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으며 공동 CEO 겸 마케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안종선 대표와 같은 날 선임됐다. 

이상훈 사장은 마케팅과 글로벌 세일즈에 특화된 전략가다. 2018년부터 중국·유럽 등 주요 거점에서 지역본부장을 역임하며 현지화 영업과 브랜드 강화에 주력했고, 2020년 구주 지역본부장 재임 시기에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타이어는 그를 글로벌 통합 브랜드 ‘한국(Hankook)’의 프리미엄 위상 확립과 OE(신차용) 공급 확대를 책임질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병근 LS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최근 판가 인상으로 관세 인하 영향의 약 절반가량을 가격으로 상쇄했으며 관세율이 조정되면서 내년에는 관세 부담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추가 판가 인상을 통한 이익 스프레드가 기대되며 고무가격과 운임 하락은 매출원가율 개선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기준 18인치 이상 제품 비중이 47.4%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질적 성장이 확인됐다. 내년에도 믹스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미국 테네시 공장의 증설로 현지화 비중이 기존 25%에서 50% 수준까지 높아지면 관세 영향은 추가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회사는 타이어 사업 가치가 7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회사 관련 리스크에 대해서는 증권가가 한온시스템 인수 리스크는 저점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면서 "한온시스템은 실적이 느리게 개선되고 있어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언했다. 한온시스템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조705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7%, 48.2% 증가한 953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