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 20만명 찾았지만…출품 규모·정부 관심은 '아쉬워'
작년보다 방문객·참가사 모두 감소해 코스프레·동선 혼잡 등 운영 문제도 여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5’가 나흘간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대형 게임사의 불참과 운영 미비, 정부의 소극적 참여 등이 겹치면서 예년만큼의 무게감은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는 규모와 관람객 수 모두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다.
참가사 규모는 44개국 1273개사, 3269부스로 집계돼 지난해의 1375개사·3359부스보다 줄었다. 관람객 수 역시 2022년 18만4000명, 2023년 19만7000명, 지난해 21만5000명으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올해는 20만2000명에 그쳤다.
전시 구성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BTC관에는 처음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 크래프톤, 그라비티, 웹젠 등이 참여해 신작을 선보였다.
올해 관람객이 가장 몰린 곳은 엔씨소프트였다. 첫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는 제1전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인 300부스를 마련하고 ‘아이온2’를 비롯해 ‘신더시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타임테이커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신작 5종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특히 ‘아이온2’ 시연존은 최대 4시간에 가까운 대기줄이 만들어질 정도로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KARMA’, ‘프로젝트 이블베인’,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STAR DIVE’ 등 신작 4종을 전시했다. 크래프톤은 차기작 ‘팰월드 모바일’을 처음 공개했으며, ‘배틀그라운드’ 테마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 네오위즈는 인디게임 ‘산나비’의 첫 DLC ‘산나비: 귀신씌인날’을 소개했고, 웹젠은 서브컬처 신작 ‘게이트 오브 게이츠’ 시연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스타의 주요 참가사로 꼽히던 넥슨·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이 모두 빠지면서 지블록버스터급 신작 공개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B2C 기업관에 대기업 전시가 몰리면서 해외 게임사나 인디게임사가 주를 이룬 B2B 전시관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시장 안팎의 운영 문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매년 반복되는 코스프레 동선 혼잡이 올해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전시장 내부와 야외 광장에서 코스어·사진가·일반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며 이동이 불편했고, 유료로 참가한 코스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드레스룸은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일부 코스어는 1관과 2관을 잇는 통로에서 짐을 바닥에 풀어놓고 분장이나 정비를 해야 할 정도로 공간이 부족해 불편을 겪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장·차관, 국장 등 정부 고위 인사가 불참한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행사 기간 중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몇몇 여야 의원들이 현장을 찾았다. 내년도 예산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일정과 겹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기조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지스타 기간 동안 해외 정부·기관과의 협력 논의도 이뤄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3~14일 베트남·인도네시아·브라질 대표단을 만나 각국의 등급 분류 체계와 게임 산업 정책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조영기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체험 방식과 전시 형태를 지속적으로 모색하며, 한 단계씩 꾸준히 발전하는 지스타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