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거래액 9% 늘었는데…이커머스 4사 적자 25% 확대

11번가·G마켓·SSG닷컴·롯데온 등 3분기 영업손실↑ 쿠팡·네이버 '독주'…나머지 업체 '수익성 악화'

2025-11-17     구변경 기자
사진=국가데이터처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 늪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을 제외한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매출과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G마켓·SSG닷컴·롯데온 등 주요 이커머스 4개 업체의 올해 3분기(7~9월) 합산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합산 매출액도 6333억 원으로 17% 감소했다.

쿠팡이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와 구독 생태계를 기반으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반면, SSG닷컴·G마켓·롯데온 등은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부담에 수익성이 악화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먼저 11번가는 3분기 매출이 10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롯데온도 2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16% 줄었다. 3분기 영업손실의 경우 11번가는 88억 원, 롯데온은 96억 원이 발생했다. 

SSG닷컴과 G마켓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3분기 SSG닷컴의 영업손실은 422억 원으로 전년 동기(-165억 원) 대비 적자 규모가 약 2.5배 증가했다. G마켓 역시 영업손실은 244억 원으로 전년 동기(-180억 원)보다 36% 늘어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G마켓은 1871억 원, SSG닷컴은 3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18% 감소했다.

두 회사의 영업손실만 666억원에 달했는데, 전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9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전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9조2799억원으로 전년 동기(63조5460억원) 대비 9.0%(5조7339억원) 증가했다. 이는 금액 기준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7년 1분기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티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며 온라인 거래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됐지만, 최근 들어 회복세로 돌아서며 약 1년 반 만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되찾은 모습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온·오프라인 간의 경쟁을 넘어 채널 내부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 등에 힘을 주며 수익성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쿠팡과 네이버는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 올린 반면, 11번가·G마켓·SSG닷컴·롯데온 등은 적자 확대와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하는 등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와 구독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한 쿠팡과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가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테크 기술력을 비롯해 물류, 상품,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