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기업 관심…홈플러스 인수전 난망
하렉스인포텍·스노마드, 수년째 순손실·부채 과도 농협도 홈플러스 인수설에 선 그어
홈플러스의 새 주인 찾기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하렉스인포텍, 스노마드 두 기업 모두 수년째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인 데다가 부채가 과다해 시장에선 실제 인수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인수 후보를 찾기 위해 절차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접수가 마감된 홈플러스 공개 입찰에 인공지능(AI) 유통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먼저 2000년 설립된 하렉스인포텍은 최근 5년간 매출이 1억~5억원 수준을 기록한 데다 매년 수십억원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스노마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16억 원, 영업이익은 25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가 222억 원인데 비해 부채총계는 1597억 원으로 약 8배 가까이 많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971만 원으로 1억 원도 채 되지 않는다.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나선 두 기업 모두 재무상태가 열악한 상황이다. 인수대금을 자체 조달하기보다는 외부 조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는 지난 5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두 기업은 유통업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투자회사와 차입형 인수 구조의 기업"이라며 "경영 역량이 부족하고 실질적 자본 여력도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 자금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 회사 부채를 다시 전가하는 위험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인수 적격 후보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에 달렸다.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LOI를 제출한 후보들의 자금조달 계획 등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회생법원에 보고한다. 예비 실사를 받지 못한 기업이라도 본입찰 참여가 가능해 막판 농협의 참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지만, 농협금융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이마저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400억원씩 800억원 적자가 나고 직원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할 정도로 농협유통이 어렵다"며 홈플러스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한편 홈플러스는 오는 21일까지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한 뒤 오는 26일 오후 3시까지 입찰서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