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 ‘리틀 스카이캐슬 룩’... 억지 광고에 공감은 마이너스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 역시 위축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얄팍해진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마케팅이 동원되고 있다. 특히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마케팅이 쏟아져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특히 JTBC 드라마 ‘SKY캐슬’이 역대급 화제성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요즘 패러디 1순위로 꼽힐 정도다. 방송인, 유튜버 할 것 없이 모두가 ‘SKY캐슬’ 따라잡기에 나선 가운데 각 기업에서도 발 빠르게 ‘SKY캐슬’을 활용한 마케팅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롯데쇼핑, 신한증권, 더페이스샵 등 웬만한 기업에서는 드라마 속 배우의 모습을 따라한 광고 모델, 또는 비슷하게 그린 일러스트를 활용해 바이럴 광고에 나선 것.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물산 빈폴 키즈다. 삼성물산은 "빈폴키즈로 완성하는 ‘리틀 스카이캐슬 룩’"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마케팅에 나섰다.
상위 0.1%의 삶과 욕망을 다루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극중 인물들의 라이프스타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극중 아역들의 패션 스타일은 자녀 패션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에게 일명 ‘스카이캐슬 룩’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신드롬에 힘입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키즈(BEANPOLE KIDS)’는 초등학교 신학기를 앞두고 클래식한 디자인과 세련된 스타일의 ‘19년 봄 시즌 의류 및 가방을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즉 보도자료 제목은 '리틀 스카이 캐슬 룩'이지만 드라마 속 스타일이 아닌 자사 신제품을 소개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도 그럴것이 드라마 ‘SKY캐슬’은 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그들의 학부모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키즈로 분류되는 연령층인 10대 초반의 초등학생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과거 회상 장면에서 짧게 아역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아서 이들을 모델로한 스카이 캐슬 키즈룩이라고 하기에는 억측이 심하다.
다만 이런 지적을 피하기 위해 두 줄 짧게 언급된 부분은 있다.
빈폴키즈의 ‘아이보리 클래식 케이블 베스트’는 극중 쌍둥이 ‘서준’, ‘기준’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보도자료 내용을 보면 드라마속 등장인물인 서준과 기준이 소개한 스타일을 입은 것 같지만 실제로 이들은 고등학생들이다. 고등학생인 캐릭터가 입은 스타일의 코디를 초등학생에 맞춰 선보였다는 의미다. 억지스럽고 구차하다.
드라마 인기에 기대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전형적인 1차원적인 광고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기존 빈폴키즈가 가지고 있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헤치는 격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속 상류층 캐릭터들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따라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로망을 이용한 마케팅의 전형"이라면서 "하지만 타깃층이 전혀 다른 이런 마케팅은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스카이 캐슬 키즈룩이라니 해도해도 너무한다" "전혀 공감이 안된다" "스카이 캐슬을 차용하고 싶은 마음을 알겠지만 도가 지나치다"등 비난 여론을 쏟아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