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대국민 사과 후폭풍…메리츠금융, 지원 계획에 의문 제기

2025-10-02     홍인식 기자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홈플러스 회생 절차와 관련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을 두고 채권단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비판적 입장을 담은 내부 문건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는 지난달 24일 사과문을 통해 “10년 간의 투자 과정에서 부족한 판단과 경영 관리로 인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이라는 중대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향후 최대 2000억 원을 무상 증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메리츠는 ‘MBK & 홈플러스 회생 관련 주요 쟁점’이라는 자료에서 MBK가 제시한 지원 방안에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MBK가 처음 제시한 3000억 원 지원 계획과 관련해 “실제 증여와 보증 규모가 제한적”이라며, 최근 발표된 2000억 원 무상 증여안 역시 주체와 시기, 방식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MBK가 강조해 온 홈플러스 보통주 2조 5000억 원 무상 소각과 관련해서도 “기업 가치 상황에 따라 실질적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의 주요 채권단으로, 계열사인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을 통해 약 1조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준 바 있다. 이는 홈플러스 전체 금융권 차입금 1조 4461억 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점포 62개가 담보로 설정돼 있어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으나, 담보 평가액이 기업회생 이전 기준이라는 점에서 회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MBK를 둘러싼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을 둘러싸고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김병주 MBK 회장이 포함됐으며, 동행명령장 발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