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알리 거대 동맹 출격…쿠팡·네이버 잇는 '3강 구도'
공정위, 데이터 분리 조건 결합 승인 국내 e커머스 지각 변동 가능성↑ 中 거대 자본 종속 우려도 제기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JV)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합작을 통해 G마켓은 해외 역직구 시장을, 알리는 한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되면서 쿠팡과 네이버에 이은 '3강 체제'로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G마켓과 알리 간 조건부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과 국내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간 기업결합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터 분리'가 이번 승인 조건의 핵심이다. 공정위가 조건을 건 배경에는 알리익스프레스(점유율 37.1%)와 G마켓(3.9%)의 결합 시 해외직구 시장 선두 지위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 현황에 따르면 알리바바(37.1%), 아마존(9.6%), 테무(7.5%), G마켓(3.9%), 이베이(2.8%), 11번가(1.7%) 등이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다.
이번 동맹으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60만 셀러가 보유한 2000만개 상품을 해외 시장에 손쉽게 선보일 수 있다. 최근 해외직구 시장에서 중국발 상품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알리 역시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국내 물류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G마켓이 운영하는 '스마일배송' 풀필먼트 센터는 알리의 해외 직구 물량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당장 셀러들이 체감하는 혜택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 진출해 해외 소비자 데이터를 풍부하게 확보한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셀러들이 해외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진출 지역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다. K팝, K푸드, K뷰티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와 선호도가 높은 국가들부터 진출해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네이버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는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얼마나 소비자를 더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20만 명이다. G마켓(668만 명), 옥션(266만 명)과 단순 합산해도 쿠팡(3422만 명)에 못 미친다.
다만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은 중국 거대 자본에 대한 종속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는 G마켓을 배경으로 국내 셀러를 늘리고, G마켓도 알리를 활용해 역직구 사업을 강화하는 등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이미 해외 자본이 많이 투입돼 3년 후 양사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