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무사증 제도 시행에도 면세점 '울상'… 객단가 하락세 영향
이달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 허용 인당 면세 구매액 전년比 16.4% 감소해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 무사증 제도 시행에 나섰지만 면세점 업계는 중국 관광객 입국 호재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면세점 관광객 수는 회복되고 있지만 객단가 하락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한시 무사증 제도는 정부가 3인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들에게 한시적으로 무비자 국내 입국을 허용한 것을 말한다. 시행기간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인해 면세점 등 관광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방 주요 관광지로의 유입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방한시장 1위 국가로 지난해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1637만명) 가운데 가장 많은 460만명(28%)이 한국을 찾았다. 정부의 올해 목표는 여기서 17%가량 늘어난 536만명 유치다.
트립닷컴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의 한국 단체 여행 예약량은 전년 대비 357% 늘었다. 무비자 정책으로 예약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중국발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객단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면세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액은 9199억4652만원이다. 전년 동월(1조65억268만원) 대비 8.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구매 인원은 236만3113명에서 258만339명으로 9.2% 늘었다. 매출액을 구매 인원수로 나눈 1인당 면세 구매액은 35만6000원으로 지난해(42만6000원) 대비 16.4% 감소했다.
이 기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다.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한 외국인 수도 25.1% 늘었지만 구매액은 오히려 14.2% 감소했다. 6월과 비교해도 구매 인원은 2.2% 증가했지만 구매액은 22.1% 줄었다. 관광객 증가로 객수는 늘고 있지만 구매액은 감소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업계는 이번 제도 시행이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손님 맞이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 힘든 상황에서 한시적 무비자 허용 제도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면서도 "단체관광이 활성화 되려면 방한 여행 상품이 많이 개발돼야 하는데 항공권이나 숙박 비용이 비싸다 보니 여행상품 개발이나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기침체로 예전처럼 객단가가 높지 않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10월 경주 APEC 개최와 맞물려 단체관광객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현지 사무소 및 여행사와 협력해 쇼핑·관광 결합 상품을 운영하고, 시내면세점 인프라 확충과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또 뷰티 클래스, K-콘텐츠 체험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여행 경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중국 현지 여행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마이스 및 인센티브 단체를 유치 중이다. △보이드(VOID) LED 대형 전광판 환영행사 송출 △골드 패스 등 환영 선물 제공 △단체 행사 진행 및 전시공간 제공 △중국인 선호 브랜드 중심 MD 확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한 맞춤형 컨텐츠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 또 K-POP 팬미팅 등의 대형 단체고객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우상그룹, 왕푸징그룹 경영진과 교류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