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액면세 폐지에 뷰티업계 대응책 마련 분주
아모레·올리브영 "美 고객 이탈 최소화" 韓 역직구 시장 '직접 영향권'…일각에선 "영향 미미"
미국이 소액 관세 면제를 폐지하면서, K뷰티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의 역(逆)직구 시장에 변수가 예상된다. 역직구는 해외 소비자가 국내 쇼핑몰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직접 한국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 올리브영 등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 소액면세 제도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938년 도입된 소액면세제도는 미국 관세법 321조에 따라, 미국 내 수입자의 하루 수입품 총액이 800달러(약 112만원) 이하일 경우 관세 부과 없이 통관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다.
다만, 미국 여행객이 반입하는 200달러 이하의 개인 물품과 100달러 이하의 '진정한 선물'에 대한 면세 조항은 유지된다.
한국도 이번 조치로 결국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 역직구 시장은 한류 열풍을 타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역직구)액은 1조7225억원이다. 이 가운데 미국은 전체의 20%인 3448억원으로, 중국(9777억원, 56.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올리브영 등 역직구몰을 운영 중인 화장품 업계는 소액면세제 폐지를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역직구몰인 글로벌 아모레몰은 미국 소액면세 제도 조항 폐지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모니터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국 고객 입장에서는 관세에 대한 부담과 함께 결제 단계에서 관세 납부라는 추가 절차가 생기는 것"이라며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프로모션과 판촉물을 적극 활용하고, 국내에서만 운영하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등의 운영 전략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글로벌 아모레몰은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전년 누계 대비 매출 222% 성장했다. 방문객 중 70%가 미국 고객이다.
올리브영도 소액 면세제도 폐지와 관련해 여러 가지 대응책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관세 적용으로 일부 영향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 해소, 미국 진출 전략 다양화로 소비자 접점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났다. 지난 6월 말 기준 회원 수는 누적 335만명을 기록했다. 올리브영 역시 글로벌몰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의 소액면세 제도가 폐지되더라도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타결로 인해 불확실성 해소, 한국 화장품 가격대가 15~20달러에 몰려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