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의 뻔한 속내, 부끄러운 것은 소비자의 몫?

2019-05-16     홍미경

[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SSG닷컴이 뷰티 전문관을 오픈하면서 홍보에 이용한 자료에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SSG닷컴이 지난 3년간 뷰티 관련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명품 화장품 비중이 2016년 25%였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35%까지 늘었다.

최근 가성비 화장품에 밀려 한동안 주춤했던 명품 화장품 수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소비자들이 작은 명품을 구매하며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는 '스몰 럭셔리' 현상이 화장품 시장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SSG닷컴이 배포한 자료에는 한동안 주춤했던 명품 화장품 수요라는 주장에는 명확한 수치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2016년부터 매년 15%씩 성장하면서 판매량 추이로 봤을 때도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해가 지날수록 명품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물론,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도 전했다.

SSG닷컴이 배포한 자료를 보면 명품화장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그에 따라 지난 4월 국내외 명품브랜드와 가성비 화장품 1만개를 총망라한 '뷰티 전문관'을 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이 뷰티전문관 홍보를 위해 오픈과 동시에 2주간 프로모션을 실시해서 매출 목표 대비 114%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SSG닷컴이 지난 4월 오픈한 뷰티전문관 매출이 높다고 자랑하는 자료일 뿐, 주춤했던 명품화장품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자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명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며 명품 화장품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브랜드의 론칭이 이어지면서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콧대 높은 글로벌 명품 뷰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승부를 걸고 있다. 내로라하는 명품 화장품들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만 화장품 라인을 론칭하는가 하면, 세계 최대 화장품 유통 채널도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K뷰티'가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유명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이고 화장품 유통 업체와 패션 브랜드까지 한국 시장에 승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샤넬 뷰티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남성 전용 색조 화장품 라인 '보이 드 샤넬'을 출시했다.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도 한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는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속한 세포라는 미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 등 33개국에서 23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내 명품 화장품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탐낼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가성비를 내세운 저렴한 화장품 역시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로드숍으로 대표되는 저렴한 화장품 시장이 저무는 대신 H&B숍으로 이동,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서 화장품 시장은 지금의 국내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호황이라는 뜻이다.

SSG닷컴의 뷰티전문관은 이런 흐름에 따라 낸 '화장품 편집숍'인 셈이고 초과 매출 성과는 SSG닷컴이 잘해서라기보다는 흐름상 나쁠 수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화장품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만큼 후발주자로서 주도권 싸움에라도 끼어들고자 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자료와 트렌드를 기술한 SSG닷컴의 보도자료 뒤 뻔한 속내가 부끄러운 것은 보는 사람들만의 몫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