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확 바뀐 복합쇼핑몰, “펫하고 쇼핑해요”
반려견과 동반 쇼핑 가능한 스타필드 하남점 매출 쑥쑥... 소비자 반응은 극과 극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관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유통업계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유통업계의 인식이 크게 달라진 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과거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좁은 케이지에 가둬 뒀던 풍경이 이젠 생경할 정도다. 특히 백화점, 복합몰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적극적인 친반려동물 정책을 주도하면서 집객 효과와 관련 상품 매출 신장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신세계 스타필드가 있다. 지난 2016년 스타필드는 하남점 첫 오픈 당시 국내 최초로 반려견과 동반 쇼핑을 가능하도록 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어 고양, 위례에서도 반려동물 동반 쇼핑을 차례로 허용했다.
반려견 동반 쇼핑은 아직까지 찬반이 엇갈린다. 반려견 키우는 고객들에게는 ‘선진 쇼핑문화’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혼잡한 공간에서 돌발사고의 여지가 있는데다, 위생문제에 대한 불만도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봤다. 어떻게 반려견 동반 출입을 허용하게 됐는지 이유를 묻고 현장을 확인했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애견인으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 부회장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대형 쇼핑몰 중 처음으로 애견 동반 출입이 가능해졌다”며 “특히 정 회장은 자신이 만든 반려동물용품 전문매장 몰리스펫샵을 전국 스타필드와 이마트 매장 내 34곳에 입점시키는 등 펫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에 따르면 주중엔 150마리, 주말엔 400마리 정도가 올 정도로 애견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별도로 안전이나 위생관리는 어떻게 운영되는 지도 물었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 고양, 위례에서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안전을 위해 목줄을 1.5m 이내로 고정하고 맹견류 및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반려견 8종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 안전관리 매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위생 부분에서 식당이나 카페 출입은 대부분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반려견과 동반인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다고도 전했다.
스타필드 위례에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펫파크가 마련되어있었으나, 하남과 고양점에는 별도로 쉼터가 마련되어있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다는 고객들의 요청이 있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최재균 신세계프라퍼티 운영팀장은 “스타필드는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쇼핑몰이지만 반려견 동반 고객을 위한 시설이 부족했다”며 “이번에 동물행동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반려견과 견주는 물론 일반 고객까지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펫프렌들리 쇼핑몰’로 거듭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도그라운지는 반려견이 용변을 해결할 수 있는 화장실과 주인이 화장실 이용할 때 반려견을 잠깐 묶어둘 수 있는 도그훅, 주인과 반려견이 함께 쉴 수 있는 전용 소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양 스타필드를 방문한 한 고객은 “도그라운지가 있어서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면서 눈치보일 일도 없고 당당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좋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고객은 “이마트 트레이더이스나 PK마켓은 강아지가 들어갈 수 없지만 일행에게 잠시 맡기거나 몰리스의 놀이방을 활용할 수 있어 괜찮았다”며 “향후 식품매장에서도 반려동물 대기공간을 마련해주는 지원책이 확장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동안 허용하지 않았던 스타필드 코엑스도 15년 만에 전시장에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8월 9일~11일까지 개최하는 펫박람회 펫서울2019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방, 유모차 등 별도의 이동 수단이 있어야 한다.
이번 코엑스의 반려동물 동반 허용과 관련해 펫서울 주관사인 박준 팀마이스 대표는 “코엑스 전시장 내 반려동물 동반입장이 15년 만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계기로 코엑스가 펫 프렌들리 전시장으로 반려인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원에 힘입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도 점포 전체에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했다. 스타필드 후발주자로 펫 파크도 도입하며 식당 전체를 반려동물 자유구역으로 선정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반려 동물 출입 허가 이후 방문객이 20% 가량 증가해 한 달간 2000여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쇼핑했다”며 “애견ㆍ애묘인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점포 전체를 반려동물 자유구역으로 정해 식당에도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점포들에도 반려견 출입 허용을 확대한다는 게 업체 측 계획이다.
펫 동반 쇼핑에 대해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편으로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를 체크하거나, 목줄 착용 여부를 일일히 살펴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양쪽 소비자들의 소리를 모두 듣고 시설 확충 등 모자란 부분 이 있다면 보완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