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업계, 2조 규모 '軍 급식' 시장서 접전

아워홈·현대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 국방부, 연내 남은 7곳 입찰 추진해

2025-07-03     구변경 기자
육군부사관학교에서 군인들이 급식을 제공받고 있다. (사진=풀무원)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군(軍) 급식 시장을 놓고 업계가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저출생 등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단체급식보다는 장기적으로 미래 수요가 확보될 군 급식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올해 군 급식 민간 위탁 사업 대상 부대를 49개로 늘렸다. 대상 인원은 약 5만8000명으로 군 급식 전체 인원의 15% 수준이다.

국방부와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4건의 개찰이 예정돼 있으며, 연내 7개 부대에 대한 추가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 시장 규모는 약 2조 2000억 원에 달한다. 군 급식 시장은 사실상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신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1인당 단가가 하루 1만3000원으로 낮아 수익성이 높지 않은 점은 업체 입장에서 매력적인 요소는 아니다.

군 급식 시장은 대기업 중심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위탁 부대 확대로 대기업 진입이 가속화되면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기업으로 꼽히는 아워홈과 현대그린푸드는 3건을 입찰했고, CJ프레시웨이도 올해 1건을 수주했다. 반면 중견업체인 풀무원 0건, 동원홈푸드는 입찰 1건에 그쳤다.

이처럼 군 급식시장에서 대기업 위주로 입찰이 이뤄지는 이유는 엄격하게 적용되는 입찰 기준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입찰 과정에서 업체들은 단순한 식단 구성 외에도 시설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 제안해야 되기 때문에 자본력이 막강한 대기업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군 급식 시장을 개방한 취지는 품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고 일반 급식 운영 노하우를 통해서 기존에 군 급식 개선하겠단 취지였는데,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라며 "일각에선 아워홈을 인수한 한화그룹이 방산에 강점이 있어 군 급식 운영권도 3개 부대나 수주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군 급식 시장은 블루오션인만큼 뚜렷하게 선점한 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종전 점유율 1위 기업은 풀무원푸드앤컬처다. 

급식 업계는 시장 선점을 위한 맞춤형 공략을 활발하게 펴고 있다.

아워홈은 고객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를 앞세워 MZ 장병들의 입맛 공략에 나선다. 아워홈은 지난달 말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제16전투비행단, 제18전투비행단 병영식당 운영권을 수주한 바 있다. 기존 군 급식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브런치, 인기 브랜드 협업, 테이크아웃 메뉴, 대체 식단 등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는 드라마·영화 등 지식재산권(IP) 콘텐츠를 급식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이달부터 tvN 새 토일드라마 서초동 방영을 기념해 전국 40여개 급식장에서 매주 다른 콘셉의 시리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드라마속 주요 인물과 회식 상황에서 착안한 6가지 테마 메뉴가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화, 드라마, 예능, 아이돌 등 다양한 IP콘텐츠를 급식 마케팅에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과 협업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현재까지 약 100개 사업장에서 콘텐츠 기반 특식 메뉴가 운영됐으며, 누적 이용객 수는 12만명에 달한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달부터 육군훈련소 30연대 병영식당 민간 위탁 사업을 시작했다. 예산 312억원이 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