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금배추' 현상 또 재현되나…한 달 전보다 21%↑
이상 기온·재배 면적 감소에 가격 급등 정부, 역대 최대 규모 2만3000톤 비축
올해 여름 '금(金)배추' 사태 되풀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이상 기온에 재배 면적 감소까지 겹치면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서 통해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23만6000톤(t)으로 평년보다 24.5%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공급난을 겪은 지난 여름보다는 6.0% 많은 수준이다.
농경연은 재배(의향) 면적과 단수(단위 생산량)를 반영해 생산량 전망치를 추산한다. 올해 여름엔 배추 재배 면적 자체가 3418㏊(헥타르·1㏊는 1만㎡)로 작년, 평년보다 각각 8.8%, 23.9%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농경연은 "연작 피해, 선출 발생으로 인한 휴경, 기온 상승에 의한 재배 어려움 등으로 재배 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식기(작물을 밭에 심는 시기) 배추 시세가 약세인 것도 재배 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배추 생산량이 이렇게 감소하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고온의 날씨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가뭄이 겹치며 여름 배추 생육이 부진해 생산량이 줄자, 한때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가격이 치솟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소비자 가격은 3688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9%(637원) 올랐다.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아직 안정적이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매우 급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무더위와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기상 여건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만3000톤을 비축할 계획이다. 이는 봄배추와 여름 배추 수매 비축분, 농협 출하 조절 시설 저장분을 합친 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8일 농식품 수급 및 유통구조 개혁 TF를 구성해 수급 안정 및 구조 개선 대책을 빠르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고랭지 지역 재배 확대 및 생육관리 지원 △사전 수매계약 체결 △봄배추 수매비축 물량 확대 △일시적 공급부족 대비 비상공급 체계 유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형마트업계도 불안한 가격 안정에 팔을 걷었다. 이마트의 경우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는 알배기배추(1봉·국내산)를 30% 할인한다.